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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담대로 돌아갈래… 약발 떨어진 안심전환대출

금리 급등기에 나온 정책금융상품
예상보다 빨리 시장금리 꺾이면서
변동형 금리로 갈아타려는 움직임
"1년도 안됐지만 중도해지 고민"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속도도 둔화

#. A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두고 고민이 깊다. 지난해 변동 주기가 다가오자 연 4.0%로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했다. 기존 대출 금리는 연 3.3%였지만 금리가 연 4.0% 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을 대비해서였다. 가까스로 지원 자격을 맞춰 기뻤던 것도 잠시,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기 시작했다. 며칠 전 은행 문의를 해봤을 때 예상 금리는 3% 후반대로 안심전환대출 금리보다 낮았다. 하루빨리 안심전환대출을 해지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고정금리가 다시 유리해질 때를 기다려 볼지 여기저기 조언을 구하고 있다.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정책금융상품인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했던 차주도 중도 해지를 고민하는 상황에 놓였다. 안심전환대출은 고금리 시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출시됐지만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와 격차가 줄어든 데 이어 역전까지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흥행 실패'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안심전환대출이지만 그나마 수요자들도 1년이 채 안 돼 중도해지를 고려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일각에서는 정책금융상품의 '유효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심전환대출 금리 매력 떨어져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대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출시됐던 안심전환대출이 위협을 받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최저 3.7% 고정금리로 기존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모기지 상품이다. 집값 6억원 이하, 연 소득은 1억원 이하인 1주택자 차주를 대상으로 한다. 일반형 3.8~4.00%, 우대형 3.7~3.9%의 금리로 최대 3억6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상품은 까다로운 조건과 낮은 혜택으로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지난 1월 접수 마감 결과 신청 금액이 목표치 25조원 중 37.9%에 해당하는 9조4787억원에 그쳤다. 이에 더해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해지를 고려하는 차주들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 대출금리가 안심전환대출 금리 아래로 진입하기 시작하면서다.

지난 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3.7~5.9%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의 경우 연 4.0~5.86%였다. 변동형 금리는 하단이 3%대까지 내려갔다가 지난달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을 반영해 4%대 초반으로 소폭 올랐다.

■중도 해지 줄 잇는 정책금융

고정금리의 매력이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하는 것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난 2015년 출시됐던 1차 안심전환대출은 나흘 만에 한도 20조원을 모두 소진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3년 후 전체 대출금의 약 17%가 중도 상환됐다. 지난해 2·4분기까지 자료를 보면 총 31조7000억원 중 10조9650억원이 전액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책금융상품에 대한 신뢰다. 부동산 시장 회복은 요원한 가운데 모기지 상품의 '약발'은 떨어져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3차 안심전환대출은 출시 이전부터 시기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그간 고공 행진하던 금리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공급 목표를 착실히 채우고 있으나 신청 속도가 둔화했다. 기존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주담대를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이 상품은 출시 3일 만에 7조원, 한달 만에 17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초반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말에는 누적 신청액 25조6000억원, 지난달 말에는 30조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