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만 있어도 이 정도는 아닐 텐데."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을 두고 여권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큰 실수만 안해도 정당 지지율이 오를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지도부 출범 이후 당은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오히려 민주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물론 지난 5일 국민의힘 지지율이 35%를 기록하면서 민주당(32%)과 지지 구도가 비등해졌다는 결과(한국갤럽, 지난 2~4일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당이 잘해서라기보단 '방미 효과'라는 해석이 힘을 받는다.
부진한 원인이야 다양했다. 정부의 '주69시간제' 발표로 인한 혼선, 대일외교에 대한 부정 평가, 최고위원들의 설화 등 악재가 겹쳤다. 지도부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인기 없는 정책의 부담을 당이 떠안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고위원들의 입을 일일이 단속할 수 없는 노릇이니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 또한 지도부의 책임이다. 실수야 만회하면 그만이다. 최근 태영호 최고위원 녹취록 파문에 대한 답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를 지적하면서 말했듯 "환부는 속히 도려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집권여당에 어울리는 말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문제를 유야무야 덮는 데 그치거나 야당이 더 못하기만을 기다리는 건 집권여당의 태도가 아니다. 지난 3월 김기현 대표의 말처럼 당이 정책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힘이 근로시간 개편 보완책을 찾겠다고 한 지 벌써 두 달이 다 돼간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도 미룬 지 한 달째다. 인상은 불가피하니 취약계층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했는데 이 또한 무소식이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에서 뚜렷한 정책 성과나 방향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정치적 결정보다 옳은 결정과 설득이 효과적이다. 가만히 있으면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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