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주최로 열린 ‘서울 청년의 생명을 살려라’ 100인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적어 놓은 응원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2.8.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 내 자살 관련 112신고 건수가 3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 10대 여학생의 극단 선택과 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의 죽음 등 안타까운 사고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 등이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 이를 모방하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8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남 여학생 투신 사건이 4월 16일에 있었는데 이후 (서울 지역) 112에 접수되는 일평균 자살 관련 신고(자살, 자해, 자살 의심 모두 포함)가 일평균 3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7~24일 동안 일평균 자살 관련 신고를 지난달 1~16일 동안 일평균과 비교하면 30.1%가 늘었다. 지난달 17~24일 8일간 112에 접수된 서울 내 극단선택 관련 신고는 23건이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실제 미성년자 자살 건수도 단기간 급증했다고 판단돼 청소년 자살 관련 신고 사안은 가용 경력을 최대한 동원해 적극적으로 수색 실시하는 등 총력 대응 중"이라며 "교육청과 협의해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 시 자살예방 교육도 병행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 관련 신고는 이달에도 계속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3시 55분께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두 여성이 난간 밖으로 넘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던 A양(17)과 B양(15)을 발견해 구조했다. 이들은 신고된 장소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과정을 생중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건물 옥상에서 한 여학생이 극단적 선택 과정을 SNS로 생중계하면서 투신한 사건과 닮아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16일 강남에서 투신한 여학생이 생전 이용했다고 알려진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와 관련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해당 커뮤니티 내에서 발생한 사건 조사를 위해 형사·여성청소년·사이버 등 자살 예방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범죄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우울증갤러리 내 친목 모임인 신대방팸 구성원 4명에 대해 입건해 조사 중이다. 관련 장소에 대한 포괄적 압수수색도 집행했다"며 "추가로 (언론) 제보 내용도 있다. 필요한 사항은 관할 (경찰)서에 하달해서 제보 신빙성 따라 적절하게, 단계별로 조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모니터링하면서 동영상이나 글 올라오면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후) 현재 50여건 삭제 차단 요청했다"며 "대부분 차단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 강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 여학생이 투신하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20대 남성 A씨는 자살방조 및 자살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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