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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엔데믹'..격리·마스크 의무 사라진다

6월 1일부터 위기단계 '심각'서 '경계'로 하향
확진돼도 격리의무 사라지고 5일 '권고' 전환
병원급 제외한 마스크 착용 의무도 모두 해제
코로나19 대응, 중대본서 복지부 중수본 전환
日 100만명 발생 가정 감염병 중장기계획 마련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엔데믹'..격리·마스크 의무 사라진다
사실상 정부의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발표가 예정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승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11일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중보건위기 선포 해제와 국내외 안정적인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오는 6월 1일부터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일상적 관리체계로 전환한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 확진자 첫 발생 후 3년 4개월 만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는 코로나19 유행 안정화에 따라 1단계와 2단계가 통합돼 추진되고,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바뀐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제외한 의원, 약국에서는 권고로 전환된다.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치료비, 백신·치료제, 생활지원비 등 지원은 유지된다.

격리의무, 병원 제외한 마스크 착용 의무 사라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및 방역조치 전환' 내용을 보고받고 이를 논의했다.

정부는 조속한 일상회복을 위해 지난 3월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 로드맵'의 1·2단계 조치를 통합해 조기 시행한다.

코로나19 확진자에게 부과되던 7일 격리 의무 조치는 5일 권고로 전환된다. 강제 격리 의무가 사라지는 것이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는 의원, 약국에서는 전면 권고로 전환하나, 환자들이 밀집해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은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감염취약시설 종사자에게 주 1회 실시했던 선제검사 의무를 발열 등 증상이 있거나 다수인 접촉 등 필요 시 시행하는 것으로 완화하고, 대면 면회 시 방역수칙 준수 하 입소자 취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검역은 입국 후 3일차에 권고하는 PCR 검사를 당초 계획대로 종료한다.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엔데믹'..격리·마스크 의무 사라진다
질병관리청 제공.

정부는 이 같은 방역 조치들의 조기 완화는 격리 권고 전환을 위한 고시 개정 등 행정 절차가 빠르게 완료될 경우, 위기단계를 경계로 낮추기 전 이전 시행도 검토할 계획이다.

사실상 엔데믹 전환과 관련, 의료대응과 국민 지원 체계는 당초 계획대로 시행한다. 고위험군 중심의 PCR 검사 시행을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은 유지하고, 현재 9개소로 축소된 임시선별검사소는 운영을 중단한다. 현재 1만697개소가 마련된 원스톱 진료기관과 재택치료자를 위한 의료상담 및 행정안내센터 운영은 현재 지원 체계를 유지한다.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치료를 위해 행정명령 등으로 동원 중인 한시지정병상은 최소화하고, 감염병 상시 대응을 위해 구축한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과 긴급치료 병상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감염 시 건강피해가 큰 환자들이 밀집된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를 위해 입원환자와 보호자(간병인)의 선제검사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입원치료비, 치료제, 예방접종, 격리지원금(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등의 지원도 당초 계획대로 당분간 유지하여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또 매일 발표하는 확진자 통계는 주단위로 전환하고, 위기단계 하향에 따라 범정부 대응인 중대본에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중심의 재난위기 총괄 체계로 전환한다.

대유행 중장기계획 마련 "하루 100만명 확진 상황 대비"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엔데믹'..격리·마스크 의무 사라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새로운 출현 등에 대비해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을 마련한다. 중장기계획은 5개 분야(△감시·예방 △대비·대응 △회복 △기반 △연구개발)의 24개 과제(세부과제 79개)를 수립한다.

신종감염병의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보건 및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기 때문에 머지 않은 시기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유행 100일·200일 이내 백신 등 주요 대응 수단을 확보할 계획이다. 백신과 치료제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거리두기로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다음 팬데믹을 대비해 mRNA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더 빨리 대응 수단을 확보한다.

또 △코로나19 최대 확진자(약 62만명)보다 많은 하루 100만명 발생에 대비한다. 코로나19 당시 확진자 폭증 상황에서 초과 사망 등 방역⸱의료 대응 역량에 한계가 드러났다. 코로나19보다 더 큰 규모의 팬데믹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방역·의료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취약계층 보호로 위중증⸱사망 및 건강격차를 최소화하는 목표도 세웠다. 코로나19도 노인 등 취약계층에 집중된 만큼 고위험군·취약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보호로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미래 팬데믹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모습, 방식으로 올 수 있기에, 발생 최대치(surge)에 대비한 방역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지금보다 감염병 대응에 더 준비된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 사회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