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애도하던 아내의 '소름 끼치는 반전'
9년에 걸쳐 펜타닐로 서서히 남편 죽여
동화 작가 쿠리 리친스(왼쪽)와 그의 남편 에릭 리친스. BBC방송/페이스북 캡처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숨진 남편을 애도하며 동화책까지 펴낸 작가가 알고보니 남편에게 펜타닐로 먹여 살해한 범죄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작가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9년에 걸쳐 남편을 죽였으나, 유산 상속 과정에서 관련 범죄 행각이 발각됐다.
10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검찰은 치사량의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투여해 남편 에릭 리친스를 살해한 혐의로 동화 작가 코우리 리친스(33)를 기소했다.
리친스는 지난해 3월 경찰 신고 당시 남편의 부동산 중개 사업이 잘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보드카 칵테일을 만들어 침실에서 함께 마셨고, 이후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나갔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사망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 협조한 그는 별다른 혐의점 없이 풀려났다.
남편의 장례식을 끝낸 리친스는 사별 1년 뒤인 지난 3월 동화책 '나와 함께 있나요?'(Are You With Me?)를 펴내고 현지 방송에도 출연해왔다. 그는 방송에서 "나 자신과 세 아들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기 위해 동화를 집필했다"며 "내 책이 우리 가족과 비슷한 일을 겪은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편의 사망 후 1년이 지난 3월 카우리는 ‘저와 함께 있나요’(Are You With Me?)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발간했다.
책은 아들이 축구 경기, 첫 등교일, 크리스마스 선물 등 아빠와의 일을 추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친스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아빠를 추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빠는 여전히 여기 있지만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완전 범죄로 끝날 것 같던 사건은 동화책 발간 이후 반전을 맞았다. 남편의 재산을 두고 시댁과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리친스의 수상한 과거 행동들이 하나씩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남편은 리친스와 이혼하려 했고, 그녀는 남편 에릭이 사망하기 전 그의 보험금 수령자 명의를 자신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리친스가 남편에게 9년에 걸쳐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먹였으며, 사망 직전에도 치사량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부검결과에서도 남편의 몸에서 치사량의 5배에 달하는 펜타닐이 검출됐다.
펜타닐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린다.
리친스는 오는 19일 법원 심리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GHB(일명 물뽕)을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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