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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환경단체들 "고래고기 묵인하는 울산고래축제 규탄"

고래류의 취식 묵인 종용하는 반생태적 메시지 만연 지적
가요제와 보디빌딩 대회 등 고래와 관련없는 행사 가득
고래고기용 밍크고래 보호종 지정 필요, 지난해 60마리 혼획
전 세계 환경차원에서 보호 대상으로 인식



주요 환경단체들 "고래고기 묵인하는 울산고래축제 규탄"
핫핑크 돌핀스와 시셰퍼드코리아,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주요 환경단체 7곳이 11일 울산 남구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고래 보호를 주장했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고래도시를 자처하는 울산의 대표적인 축제이지만 정작 혼획과 난개발로 인한 서식처 파괴 등 고래류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주요 환경단체들이 울산고래축제와 관련해 주최 측인 울산 남구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시민환경연구소,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 울산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채식평화연대 등 7곳은 11일 울산 남구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고래의 생태와 보호의 가치를 담은 축제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고래축제 전반에 고래류의 취식을 묵인하고 종용하는 등 반생태적 메시지가 만연하다는 주장했다.

단체들은 "전 세계인들은 이미 고래를 이용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라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고래 이용 축제를 주최하는 울산 남구청을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고래보호 생태축제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지난해 열린 고래축제의 경우 목적을 알 수 없는 가요제와 보디빌딩 대회 등 고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행사들로만 축제가 구성됐다며 주장했다.

또 포경 산업의 역사를 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으며, 고래의 생태를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요 환경단체들 "고래고기 묵인하는 울산고래축제 규탄"
울산고래축제 개최와 관련해 국내 주요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울산 남구청에서 밍크고래의 취식과 유통을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단체들은 고래 고기를 먹기 위해 수많은 밍크 고래가 혼획돼 죽어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는 867마리의 고래류가 혼획됐다.

특히 ‘바다의 로또’라 불리며 마리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밍크고래가 혼획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60마리의 밍크고래가 혼획됐다. 그 중 42마리는 경상도 지역에서 잡혔다. 단체들은 의도적인 혼획도 의심하고 있다.

주요 환경단체들 "고래고기 묵인하는 울산고래축제 규탄"
국내 주요 환경단체 7곳이 11일 울산고래축제와 관련해 울산 남구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밍크고래에 대한 우리나라의 보호조치도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해양수산부는 3종의 해양생물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지만 밍크고래는 제외됐다.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면 위판과 유통이 금지돼 실질적인 보호 효과를 받을 수 있지만 결국 제외됐다.

이에 반해 고래 보호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높다고 단체들은 주장했다.

시민환경연구소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5%가 고래류 보호를 위한 해양포유류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72.9%의 응답자는 고래고기 판매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환경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이 고래 한 마리가 24억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발표한 점도 예로 들었다.
탄소를 포집해 기후위기를 완화시키고, 바다에 영양분을 퍼뜨려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든 점을 주목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고래를 포함한 해양포유류 보호 조치를 핵심적인 수산물 수입의 요건으로 내걸고 있는 점도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혼획 고래의 유통과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밍크고래 포함한 모든 고래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