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곳 재무책임자 불러모아
"자율성 준 만큼 합리적으로"
이달 중 가이드라인 마련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따라 신설된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산정 방식을 두고 보험업계에서 혼란이 일자 금융 당국이 23개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긴급 소집했다. 금융 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CSM 산정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11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23개 보험회사 CFO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CSM은 보험사가 상품 판매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보여주는 평가지표다. CSM 산정시 사망률, 위험률,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을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해 산출하는데 일부 보험사들이 자사에 유리하게 수치를 부풀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수적 가정을 통해 CSM를 산정한 보험사들은 불리해지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차 부원장보는 "보험 산업 발전을 위해 정확한 회계 처리와 이에 근거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회계상 기초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해달라"고 주문했다. 새 회계제도는 회사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각 사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보험사들은 IFRS17에 대응해 CSM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장기 보장성보험과 무·저해지 보험 상품 비중을 늘려왔다. 무·저해지 상품은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납입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약 환급금이 없거나 매우 적다.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상품의 해지환급금을 과도하게 낮게 설정하고 사업비와 손해율 등을 낮춰 CSM를 높일 수 있다.
금감원은 업계의 장기 보장성보험과 무·저해지 보험 상품의 과열 경쟁과 쏠림 현상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차 부원장보는 "보험사가 미래 수익성과 기업 가치 평가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CSM 평가 시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할 경우 초기에는 이익이 증가하지만 결국 손실로 돌아오게 돼 미래에 재무적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실손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세부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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