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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설리번-中왕이, 유럽서 회동... 엉킨 ‘실타래’ 풀 수 있을까?

- 양국 모두 양자관계 놓고 “건설적 대화”
- 양국 정상의 최측근 외교·안보 참모 회동, 왕이 등장 이후 처음

美설리번-中왕이, 유럽서 회동... 엉킨 ‘실타래’ 풀 수 있을까?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 외교·안보 수장이 제3국에서 만나 양자관계, 대만 문제 등을 놓고 논의했다.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엉킨 실타래를 풀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전날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 최측근 외교·안보 참모 간의 회동은 정찰 풍선 사태 이후 2월 초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무기한 연기된 뒤 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 위원과 미중 양자 관계, 국제 및 역내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은 미중이 경쟁 관계에 있지만 이것이 갈등이나 충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대만 해협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 미국과 동맹들의 강고한 지지를 확인하고, 마약성 진통제 등 문제에 있어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불법 억류된 인사 문제도 나왔으며 정찰 풍선을 넘어선 소통 채널 재구축 필요성에도 의견을 함께했다.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중·미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계의 하강을 중단시키고 안정화하기 위해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했고 아시아태평양 정세, 우크라이나 등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이 전략적 소통 채널을 계속 잘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왕이가 중국의 외교라인 일인자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에 오른 이후 두 사람이 별도의 양자 회동을 한 것은 공개된 것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왕이의 전임자인 양제츠가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던 시절에는 설리번-양제츠 라인이 미중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고위급 소통 채널 역할을 했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