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추진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비상경영체제 돌입 직후 발표한 20조원(5개년)에서 28% 상향한 목표치다. 여의도 남서울본부 매각과 한전 아트센터 등 보유 사옥의 공간 효율화를 통해 수익 증대를 꾀하고, 1직급 이상 임원급에 대해서만 적용해 온 임금 인상분 반납을 2~3직급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가 자구안을 발표한 뒤 자진 사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12일 오전 서울의 한국전력 영업지점./뉴스1
[파이낸셜뉴스]한국전력은 1분기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7조7869억원) 대비 20.7% 개선된 6조1776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가 났다. 4조9113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 이는 전년 동기(5조9259억원 손실) 대비 17.1%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조5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이처럼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올해도 손실이 계속되고 있어 1분기 말 기준 적자는 누적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32조603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누적 적자는 총 38조8034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실적이 증가한 배경은 '전기판매 수익'에 있다. 지난해 네 차례 요금 인상과 연료비조정요금 적용 등으로 판매단가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전기설비 추가 취득 등으로 영업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기존 78.9%에서 70.8%로 감소하는 등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 줄었다. 하지만 판매단가 상승으로 전기 판매 수익은 4조8807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회사 연료비는 1조4346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1조5882억원 늘었다. 자회사 발전량과 민간 구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전년 연료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자회사 연료비가 증가하면서 전력시장가격(SMP)도 30% 이상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발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이 늘어나면서 영업비용 4978억원이 증가했다.
한전은 악화된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자구책을 실시한다. 한전 관계자는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무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발전 6개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는 25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재정건전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전력 판매가격이 구입가격에 미달돼 한전채 발행을 늘린 상황이다. 전기요금 적기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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