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해자의 절규 "지옥 같았다"
공소시효 지나 부모를 처벌할 수 없어
어린 시절 계모 등에게 학대 당한 A씨가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콩쥐나 신데렐라는 명함도 못 내밀 새 엄마의 학대가 등장했다. 어린 시절 학대로 지금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부모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저는 아동학대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주말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자신과 친 오빠의 이야기가 나왔다는 글쓴이 A씨는 “제보했던 전체 이야기를 이 공간에 올린다”고 밝혔다.
A씨는 충남 서산으로 강제 이주한 1996년인 4살 무렵부터 2013년 21살까지 학대 당했다. 글에는 본인의 기억과 친오빠의 기억 그리고 교회 언니가 말해준 내용을 포함했다.
그녀는 “친부와 계모 B씨는 당시 어린이에 불과했던 나를 감금하고 오물을 먹였다”며 “신체 고문과 노동 착취를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계모는 나에게 주황색 바가지에 용변을 보게 한 뒤 먹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한 음식도 수시로 먹게 했다”며 “상한 음식이 먹기 싫어 숨기면, 찾아내 곰팡이 핀 음식을 먹게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폭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구두, 각목 등으로 맞았고, 가위로 여러 번 속눈썹을 자르고, 얼굴이 하얗다는 이유로 눈을 뜨지 못하는데 계속해 서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섯 살 이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는 두 손을 박스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고 재래식 화장실에 가둬 생활하게 했다”며 “매 맞을 때는 수시로 물고문도 당했다”라고 적었다.
그는 “둘째 오빠가 10살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며 “종일 물도 못 마시게 하고 굶긴 상태에서 배고프다고 하니, 계모의 친정 어머니인 할머니가 저희 방으로 자두를 몇 개 넣어 주셨다. 배가 너무 고팠던 오빠들은 자두를 허겁지겁 먹었고, (자두가 목에 걸려) 둘째 오빠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끙끙거렸다”고 말했다. 결국 둘째 오빠는 그 밤을 못 넘기고 하늘나라로 갔다.
A씨는 특히 B씨가 자신을 ‘친오빠랑 성관계한 아이’라고 모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함도 모자라 7살 때 오빠랑 성적인 행위를 하게 시켰다”며 “아직 어린아이들이었던 우리는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서 우물쭈물하고 있자 계모가 오빠에게 내 위로 올라타라고 해서 배 위에 앉았던 기억이 난다”고 토로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4조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아동학대 범죄의 피해 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되며,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7년이 적용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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