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한 고교 여학생 기숙사 앞에 설치된 텐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강원도 한 고등학교 여학생 기숙사 앞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교장선생님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인 A씨는 지난 4월초부터 한달 넘게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14일 강원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런 상황은 학교 기숙사에서 일하는 생활지도원(사감)들이 밤샘 근무 중 충분한 휴식 시간과 독립된 휴게 공간을 학교에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생활지도원은 월∼목요일 하루 10시간씩 한 주에 총 40시간 일한다.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숙사를 지킨다. 하루 평균 15시간인데 새벽 시간대인 1∼6시는 휴게 시간으로 활용하기로 학교 측과 계약했다. 이 학교 생활지도원은 2명이다.
생활지도원들은 새벽 휴식 시간에 기숙사에서 이런저런 상황이 발생할 때가 많아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한다. 독립된 휴게공간을 보장받지 못해 쉬는 듯 일하는 이른바 ‘그림자 노동’이 생긴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들은 학교와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기숙사를 떠나게 됐다. 이에 교장과 교감이 이 시간에 기숙사를 지키기로 한 것이다.
학교측은 교장과 교감이 모두 남성이어서 남학생 기숙사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여학생 기숙사에는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교장이 여학생 기숙사 정문 앞에 텐트를 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자 강원도 교육청이 중재에 나섰다.
대체 인력 투입과 정원 확대 등 여러 방안을 살피고 있지만 당장 합의를 이끌긴 어려운 상황이다.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발생한 시기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학생 안전을 위해선 야간에 공백이 없어야 해 인원을 추가로 채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교육청 차원에서 풀어야 할 부분과 학교 차원에서 풀어야 할 부분이 있어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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