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로 사무총장 업무배제 압박
대한체육회 입김에 퇴출 위기
인사 논란 부위원장에 힘실려
조직위 구성시한 넘긴 U대회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뒷짐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과 충청권 단체장들이 지난해 11월 벨기에 브리쉘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총회에서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충청권이 확정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처음 치러지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U대회)'의 조직위원회 구성이 대한체육회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 150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단 등이 참가하는 2027 U대회는 대전 4곳, 세종 3곳, 충남 12곳, 충북 11곳 등 총 30곳의 경기장에서 분산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보은 인사' 논란속에서 조직위 구성시한을 지난 11일 넘기면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체육계에 따르면 정당한 공모 절차에 따라 선출된 '2027 충청권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 사무총장이 사실상 외부 입김에 의해 내쫓길 위기에 놓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보은 인사' 논란에 휘말린 조직위 부위원장은 오히려 권한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조직위가 사무총장의 역할을 부위원장이 겸임토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를 함께 유치한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가 이런 내용에 이미 합의했으며, 조만간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조직위 구성 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직위 부위원장, 사무총장 겸임 수순
조직위의 파행적인 움직임에는 대한체육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대학체육회는 협의 없이 조직위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원천 무효'를 주장해왔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21년 4개 시도가 조직위 구성을 위해 사전협의 한다고 협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의 없이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27일 이기흥 회장 명의의 항의 공문을 조직위에 보내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으로 직제로 나뉘어져 있다 보니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해 다른 대회처럼 동일인이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대한체육회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보은 인사 논란을 빚은 인사를 대신해 오히려 사무총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조속한 추가협의를 위해선 신속한 수습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대한체육회도 이에 대해 "부위원장의 겸임에 대해선 별다른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대학체육회장과 조직위 사무총장간의 미묘한 갈등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조직위 사무총장은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선언하면서 현 대한체육회장과 경쟁한 바 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조직위 구성 협의 약속 지켜야"
업무 배제 압박을 받고 있는 윤강로 사무총장은 글로벌 스포츠 외교계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인사중에 한 명이다.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으로 재임해왔던 윤 사무총장은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 등을 역임했고 2008년에 제16차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공로훈장을, 2022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쿠베르탱메달을 받았다.
실제 그는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에게 공모로 임명된 후 이 사실을 알려 축하를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도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조직위 인적 구성에 대해 알렸고, FISU도 이를 반긴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직위가 사무총장을 업무에서 배제 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됐다.
반면 현 조직위 부위원장은 이장우 대전시장의 총괄 선대본부장 출신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대전시 체육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유관부처인 문화체육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문체부는 조직위가 대한체육회와 갈등 상황을 봉합해야 설립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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