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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도 개인사업자 대출 급증… 개인회생 역대 최대 찍나

5대은행 대출잔액 석달 연속 상승
5% 중후반 금리에 이자부담 급증
연체율 악화에 채무조정 신청 증가
코로나 금융지원 끝나는 9월말 고비

고금리에도 개인사업자 대출 급증… 개인회생 역대 최대 찍나
개인사업자 대출금리가 1년 새 2%p 넘게 뛰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개인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41조 규모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오는 9월 종료되며 부실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14조51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조4982억원 상승했다. 특히 올해 1월 313조650억원 이후 지난달(314조6358억원)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문제는 금리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인 물적담보대출의 경우 5대 시중은행의 금리가 지난 3월 기준 모두 5%대 중후반 수준(연 5.59~5.99%)인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3월 말 물적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3.39~3.56%였던 것과 비교하면 2%p 이상 오른 셈이다.

담보물이 없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올해 1·4분기 5.29~6.44%를 기록해 상단이 6.5% 다가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평균 금리가 2.88~4.45% 수준이었으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평균 금리 상단이 6% 중반에 육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악화와 부동산 침체로 담보물 가치가 떨어져 이전보다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더구나 경기 악화에 '빚으로 빚 갚기'에 나선 대부분의 개인사업자가 다중채무자의 길을 걷고 있는 상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 1019조8000억원에서 3개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이 720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사업 유지를 위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액을 늘린 개인사업자가 늘어나자 은행권 연체율도 악화 중이다.

국내은행의 자영업자(소호) 소호 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말 기준 0.39%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이후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이 이어졌음에도 상환능력이 떨어지며 지난 2020년 8월(0.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이에 연체율의 후행지표인 개인회생·채무조정 신청 건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개인회생 신청자는 올해 1·4분기 3만182명으로 전년 동기(2만428명) 대비 48% 증가했다. 특히 3월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이 1만1228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 연말에 몰리던 개인회생이 연초부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오는 9월 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연장한 금융권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잔액은 141조원 수준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