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외과 교수가 24시간 환자 전원 응대하는 핫라인 운영
응급실이 아닌 심장혈관병원 중환자실로 전원하는 시스템 마련
세브란스병원의 응급 대동맥 환자 전원 시스템 비교. 세브란스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브란스병원이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에 대동맥센터를 오픈하며 대동맥 질환 환자 응급 처치 역량 제고에 나섰다.
17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전날 오픈한 대동맥센터가 가장 자랑하는 것은 빠른 처치가 가능한 시스템 개선이다. 보통 대동맥 질환 환자를 전원하려면 응급실을 거친다. 전원 희망 병원은 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의 응급실 코디네이터에게 연락한다. 코디네이터는 응급실 의사, 응급실 의사는 다시 심장혈관외과 의사에게 수용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대동맥센터에서는 응급실 의료진이 아닌 심장혈관외과 교수가 직접 전원 문의 콜을 대기한다. 전원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며 처치까지 소요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환자를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중환자실로 바로 이동시킨다. 보통 응급 환자는 응급실을 거치며 처치받기까지 시간이 지연된다. 응급실이 아닌 수술과 시술이 가능한 수술실로 곧바로 이동시킬 있는 중환자실로 전원받아 빠르게 치료를 시작한다.
응급 환자 외에 외래 환자를 빠르게 처치하기 위한 시스템도 갖췄다. 환자는 대동맥센터에서 심장내과와 심장혈관외과 외래 진료를 원스톱으로 볼 수 있다. 오전에 내과를, 오후에 외과를 각각 보는 식이다. 오전 외래 환자 중에서 대동맥 파열 위험이 있으면 오후 진료를 보고 바로 수술하기 위해서다. 대동맥이 언제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환자 우려를 크게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 기반에는 세브란스병원이 그동안 다져온 대동맥 질환을 대상으로 한 다학제 진료 역량이 있다. 대동맥 질환 진료와 시술, 수술에는 심장혈관외과와 심장내과는 물론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들이 모두 참여한다. 다양한 진료과가 모여 최고의 진료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신체 전체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이다. 노화나 질병으로 혈관벽이 약해지면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다.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 터질 수 있는 대동맥류와 혈관 안 쪽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증이 대표적이다. 두 질환 공통점은 수술이나 시술 등 빠른 처치가 필요한 응급 질환이라는 것이다.
급성 대동맥 질환으로 혈압을 유지하지 못하면 쇼크와 함께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혈액 흐름이 끊겨 신부전∙간부전 등과 함께 다리 괴사가 생기기도 해 제때 치료를 못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 가슴∙복부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119로 전화해 대형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문제 대동맥을 잘라내고 인조 혈관을 대체하는 수술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서 대동맥 안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주현철 센터장은 “급성 대동맥 질환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인 1~24시간 안에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는 즉사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골든타임 1분 1초라도 아끼기 위해 우리 센터에서는 심장혈관외과 교수가 직접 콜을 대기하며 환자 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에 하이브리드수술실을 열었다. 2011년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수술실을 첫 번째 오픈한 이후 두 번째다.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는 수술과 시술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러한 수술실 형태의 장점은 시술 중 응급 상황 발생 시에 수술로 바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하게 수술로 전환할 때 환자를 다른 수술실로 옮길 필요가 없다.
또 수술과 시술 시너지도 높일 수 있다. 혈액을 많이 흘리는 수술에서는 수술에 앞서 혈관을 막는 시술을 먼저 실시하며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위험군 환자들의 수술 난이도도 낮춰 합병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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