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허위 서명 강요'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벌써부터 검찰에 조기 이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라 송 전 장관은 공수처의 기소 대상엔 포함되지 않아서다. 공수처의 수사 효율을 높이려면 공수처의 기소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송 전 장관의 '허위 서명 강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2017년 2~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작성된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송 전 장관이 2018년 7월 국방부 내부 회의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보도 이튿날 송 전 장관이 "그런 발언이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관계 확인서를 만들어 회의에 참석했던 국방부 고위 간부들에게 서명하게 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공수처 수사과는 올 초 사건을 인지해 3~4개월에 걸친 내사 끝에 송 전 장관과 정해일 예비역 육군 소장, 최현수 당시 국방부 대변인(현 국방정신전력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12일 송 전 장관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지난 16일에는 국군방첩사령부(옛 기무사령부)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공수처 기소 대상이 아니다. 공수처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검찰총장,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만 재판에 넘길 수 있어서다. 기소 대상은 아니지만 기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이첩해야 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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