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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지난해 ‘북한 찬양’ 국보법 위반 사범, 文정부 대비 2배 검거

[단독]지난해 ‘북한 찬양’ 국보법 위반 사범, 文정부 대비 2배 검거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북한 찬양 등 혐의로 경찰이 검거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보법 위반 사례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보안법 등에 대한 대공수사권이 내년 초 경찰로 전면 일원화됨에 따라 수사력 강화를 위한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보사범 검거 급증..북한 사이트 1000여건 차단
18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위반 사범은 문재인 정부 첫 해였던 2017년 16명에 달했지만, 2018년 1명, 2019년 3명, 2020년 5명, 2021년 6명으로 매년 10명 미만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취임 첫 해인 지난해 12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국보법상 찬양·고무 조항은 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폐지 여론이 컸던 조항이기도 하다.

실제 서울경찰청은 국정원과 합동수사를 벌인 끝에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중국 등지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수차례 만나 연락을 주고받고 국내 주요 정세 등을 보고한 혐의를 받는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공동상임대표를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 포함 2021년 이후 경찰이 국정원과 합동수사해 송치한 국보법 위반 사건은 총 3건이다.

전체 국보법 위반 사범 검거 역시 증가세다. 문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45명이던 검거 인원은 이듬해인 2018년 15명, 2019년 12명, 2020년 13명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1년 27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연이어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까지는 4명이 검거됐다.

한편 각 시·도 안보수사대가 검거한 마약류관리법 위반자 수도 늘었다. 안보수사대의 업무 영역이 과거 대공수사 업무에서 공공안보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마약 범죄에서도 북한과의 연계성이 의심될 경우 수사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안보수사대가 지난해 검거한 마약사범은 233명으로 전체 공공안보사범(863명) 중 26.9%에 달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마약 사건은 투약이나 판매 등 범죄 입증이 비교적 명확해 한 명이 붙잡히면 줄줄이 검거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의 경우 피의자가 한 명인 경우가 많고, 수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정권 분위기에 따라 수사가 좌우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안보 사범 검거가 늘면서 경찰이 지난해 사이버 상에서 차단한 친북 등 불법 해외 사이트·동영상·국내 게시물 건수는 2013건에 달했는데, 2021년(1763건) 대비 300여건 늘었다.

안보수사 전문성 강화 필요
안보수사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전담 인력 충원 속도는 더딘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대공수사 업무를 전담하는 순수 안보수사 인력은 2020년 421명, 2021년 471명, 2022년 461명으로 큰 증가는 없었다.
경찰은 안보수사 연구교육센터를 올해 하반기 개소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또 연간 570명에 대해 전문 안보 수사 기법 교육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조성구 경운대 항공보안경호학부 교수는 한국경찰연구 최신호에 실린 연구를 통해 "안보수사는 해외까지 연결되는 수사의 '국제성', 국내외 수사정보 공유의 '적시성'과 '통합성'을 갖는데, 이는 경찰 업무의 기본적 성질과 구분된다"며 "합동대응 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국가안보실 안보수사본부를 신설해 포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