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바카라 도박하는 장면 실시간 중계
도박 사이트 가입하도록 유인
계좌에 8개월간 450억원 입금돼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도박 사이트 홍보 조직 총책 등 9명을 검거했다. 사진은 이들이 운영한 유튜브 영상 캡쳐. /사진=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튜브에서 불법 도박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며 도박사이트를 홍보한 일당 9명이 붙잡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도박 홍보 조직 총책 전모씨와 자금관리책 등 9명을 지난달 검거하고 그중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모두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자신들이 직접 '바카라' 도박을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시청자에게 불법 도박사이트 가입을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운영한 채널은 33개로, 구독자 수는 총 23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 채팅방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주소를 게시했고, 오픈채팅방을 통해 도박사이트 주소와 가입 시 필요한 추천인 코드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유인했다.
또 이들은 2인 1조로 된 3개 조를 편성해 조직적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2인 1조 가운데 한 명은 바카라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고, 다른 한 명은 회원가입을 상담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오전 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야간조를 별도로 두고 미리 녹화해둔 영상을 유튜브 방송으로 보여주며 사실상 24시간 회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도박 중계를 했다. 타인 명의의 계정을 매수해 채널을 개설했으며, 홍보사무실을 2~3개월 단위로 이전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첩보를 받아 수사한 끝에 지난 4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홍보사무실, 자택 등지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이들 계좌에 8개월간 입금된 금액은 450억원에 이른다. 총책 전씨는 회원을 유치한 대가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8억원 상당을 현금으로 넘겨받았다. 조직원들은 월 300만~100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았다.
경찰은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등 총 1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으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등 635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유튜브 채널 33개에 대해서도 방송통신위원회 상대로 차단 요청했다. 도박 사이트는 해외에서 운영된 것으로 파악되며, 사이트 관리책 등 나머지 공범은 추적 중이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