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조사 착수
'외래종' 흰개미일 경우 방제 등 조처
17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 추정 곤충의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한 주택에서 외래 흰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8일 연합뉴스와 환경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택에서 흰개미 수십 마리가 나왔다는 신고를 받고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는 19일 오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래종인 흰개미 출현 소식은 전날 한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먼저 전해졌다.
A씨는 “창문을 열고 잤더니 집에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 마리 나타났다”며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흰개미 전문가인 박현철 부산대 교수는 연합뉴스에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만 보면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며 “사실이라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서식하는 흰개미는 수분이 없는 목재는 갉아 먹지 않지만,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는 수분이 없는 목재까지 갉아 먹어 집 안 가구 등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에선 연간 약 50억달러 상당의 재산 피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골치 아픈 곤충으로 꼽힌다”며 “사진 속 흰개미에 날개가 있다는 점에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흰개미의 날개는 짝짓기 비행을 위한 것인데, 흰개미는 군집을 이룬 뒤 5~10년 정도 지나서 군집이 안정화한 다음에야 짝짓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가 국내에 들어온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널리 퍼져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호주에서는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 때문에 집이 붕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국내에는 이 종을 방재할 전문가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이다”며 “외래종으로 판단될 경우 방제 등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