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과 노관규순천시장. 사진=조수진 의원실
김건희 여사(사진 왼쪽)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지난 3월 순천만 정원박람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수진 의원실
[파이낸셜뉴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틈만 나면 광주와 전라남도를 찾는다. 여권에선 '호남의 딸'로 통한다. 전북 익산이 고향이지만 조 최고위원은 광주 뿐만 아니라 순천, 담양, 진도, 신안 등 전남 전역을 누빈다. 윤석열 대통령이 2년 연속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국민의힘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구애에 적극적이지만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은 손가락에 꼽힐 만큼 드물다.
조 최고위원은 서울 양천갑의 당협위원장이지만 항상 "호남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정치의 지향점이 바로 국민통합이어서다. 기자 시절 그가 새정치국민회의를 출입하고 동교동계를 오래 취재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인 국민통합에 대한 이해도 역시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호남을 끌어안지 안고서는 1000~2000표 차이에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담겨 있다.
그는 올해에는 5·18 기념식이 열리기 약 3주 전 지난달 25일 광주를 조용히 찾았다. 당시만 해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설화로 여전히 논란에 휩싸였을 때다. 그가 광주에서 만난 사람은 양재혁 5.18 민주유족협의회장이다. 조 최고위원은 양 회장에게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약속은 반드시 지켜진다"면서 "윤 대통령은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고 전했고, 양 회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화답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해 5월 초에도 기념식에 앞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15명이 5·18 민주묘역에 참배하는 광주 방문을 기획해 다녀왔다. 조 최고위원은"이번 기념식 직전에도 유족 협의회장과 연락했는데 민주관 입구의 유족을 위한 쉼터가 너무 노후돼서 유족이 마음껏 쉬지 못한다고 해서 이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는데 윤 대통령이 바로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찾아서 화제가 된 '순천만 정원박람회'의 숨은 조력자도 조 최고위원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김 여사가 순천 정원마을을 꼭 찾아야 한다고 건의했고, 국민의힘 여성의원과 오찬 자리에서도 "영부인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연예술 전문가라서 순천 정원마을에 가셔야 한다"고 재차 건의했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정원박람회를 찾은 김 여사와 1시간 정도 정원안을 거닐며 "순천은 생태가 경제를 견인하는 좋은 모범 사례"라고 설명하면서 순천시의 민원인 애니메이션 센터 건립까지 건의했는데 김 여사는 당시 "애니메이션 센터는 저도 관심을 갖겠다"고 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순천시장에게 전화했다는 후일담을 들었다고 한다.
이 같이 당과 호남을 잇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조 최고위원에게 호남지역의 예산당정협의를 열자는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당에서는 누구라도 해야하는 일인데 이런 역할을 하려고 최고위원이 된 것"이라면서 "호남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서는 정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호남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24만7000표 차이로 이겼는데 호남에서 거둔 26만표가 없었다면 승리가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늘 호남에 빚진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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