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최소 12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경기장에 누워 있는 부상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미 엘살바도르의 한 축구장에서 입장을 하려던 팬들이 닫힌 문으로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 최소 12명이 숨졌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참사는 전날 오후 수도 산살바도르의 북동쪽으로 약 41㎞에 위치한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발생했다. 알리안사(Alianza)와 파스(FAS)의 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열리는 장소였다.
5만3400명 수용 규모의 경기장에 관중이 운집하면서 입장 절차가 더뎌졌는데, 일부 무리가 닫힌 문 쪽으로 갑자기 모여들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넘어지고 문이 부서지면서 일대가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폭력 사태도 빚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팬은 "경기가 오후 7시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그들은 오후 7시께 문을 닫았고 우리는 입장권을 손에 쥔 채 (경기장 밖에) 남겨졌다"라면서 "사람들은 화가 났고 우리를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그래서 문(출입구)을 무너뜨렸다"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구조당국은 이 사고로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500여명이 치료를 받았고 100여명은 부상을 입거나 호흡곤란을 일으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당 사고로 경기는 시작 16분만에 중단됐다. 선수들과 팀 코칭 스태프는 질식 징후를 보이는 부상자를 돕거나, 슬픔에 빠진 팬을 위로하기도 했다.
20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압사 참사로 숨진 시신이 담요에 덮여 있다. 이 사고로 최소 12명이 숨졌다. /사진=뉴시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연설에서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엘살바도르의 모든 국민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축구팀과 감독, 매표소와 경기장 관계자, 리그 관계자 등 모든 사람을 상대로 경기장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며 "책임 있는 자는 누구도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한편 이번 사고는 135명이 숨진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축구장 압사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발생했다. 당시 이 참사로 경찰 1명과 경기장 관계자 2명이 과실치사 등 혐의로 12~18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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