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강등된 신용등급 수준이 일부 회사채에 걸려있는 강제 조기상환옵션 트리거를 건드린 탓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발행한 사모 회사채 1100억원어치를 조기에 상환해야 한다. 신용평가사들이 이달 들어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때문이다.
강제 조기상환옵션이란 기업이 회사채 발행시 기관들의 투자심리을 끌어내기 위해 내거는 조건이다. 가령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만기 도래 전이라도 조기에 상환해야 하는 강제조항이다.
LG디스플레이가 2018년 5월 발행한 사모채에는 '1개 이상의 신용평가사로부터 A0등급 이하 평가시 강제조기상환해야 한다'는 특약이 붙어있다.
당시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AA0로 우량했다. 그러나 수년 새 신용등급이 AA-, A+로 낮아지더니 급기야 트리거 수준(A0)에 도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달 12일 사모사채 투자자에 해당 내용을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보일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조기상환해야 한다.
강제 상환해야 하는 채권은 사모채 7년물과 15년물 총 1100억원어치다. 중장기물이지만 표면이율은 3~4%에 불과했다. 현재 조달금리의 절반 수준이다. 이를 갚고 다시 차환을 선택할 경우 이자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월 발행한 사모채(770억원) 2·3년물의 금리는 연 7%대에서 결정됐다. 강제상환옵션을 내걸었음에도 고금리 조달을 피해가진 못했다. 당시 신용등급(A+)보다 2개 등급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상환해야 한다. 등급이 계속 떨어질 때마다 차환 부담에 시달려야 하는 형편이다.
이주호 한신평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전방수요 위축으로 분기별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말 25.0%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 말 40.9%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58.5%에서 248.0%까지 올라갔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LG이노텍과 함께 LG그룹의 전자사업을 견인하는 핵심 계열사다. LG전자가 지분 37.9%를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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