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건물 아닌 사상 초유..노조 피켓시위 등 외부인 출입 제한
윤택근 전 기금운용위원 "단절은 밀실..국민연금, 정부예산 아니야"
정부서울청사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이번주 종로구 소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다. 전주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민간 건물인 더 플라자호텔, 프레지던트호텔, 콘래드호텔, 옛 쉐라톤 팔래스 강남 등에서 열렸던 것을 고려하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정부서울청사'는 국가보안시설 '가'에 해당,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돼있다.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노조나 환경단체의 '피켓시위' 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오는 25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다. 품위 손상을 이유로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기금운용위원에서 해촉된 후 기금위다.
윤 전 기금운용위원 측은 해촉과 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현재 본원소송 중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윤 전 위원을 기금운용위원으로 재추천을 받아주지 않는 만큼 그의 후임자는 없는 상태에서 기금위가 열린다. 이에 윤 전 위원측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복지부와 기금위를 규탄키로 했다.
그는 "기금위는 정정당당하고 공개적으로 열면 되는데 '정부서울청사'에서 기금위를 연 것은 자신(정부)들의 잘못을 속이려고 하는 비겁한 행동"이라며 "국민연금기금은 정부예산이 아니다. 국민들이 노후를 위해 낸 연금 자원이다. 정부 예산인것처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좌지우지하는 것은 독립성 유지가 거리가 멀다. 단절된 상태로 하는 것은 밀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전 위원은 기금위에서 복지부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전문가 3인을 추가하는 안건과 관련 항의를 한 바 있다. 각 단체의 추천위원 수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학회 및 금융협회 등에서 전문가 풀을 구성하는 방안이 골자다. 수책위 전문가 추천 위원으론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선정된 바 있다.
허권 전 기금운용위원(한국노총 전 상임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는 출입이 제한돼있는 만큼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국민의 목소리를 소통하지 않으려고 하는 정부의 의사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책위 전문위원 관련 각 단체의 추천위원 수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심사숙고한 다음 회의를 진행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복지부가 좀더 소통을 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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