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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 작품이 유치원생 실수로 산산조각.."아이 혼내지 않았으면" 작가의 위로

김운성 작가의 '중력을 거스르는' 작품
파손 소식에 작가가 보낸 메시지 '따뜻'

500만원 작품이 유치원생 실수로 산산조각.."아이 혼내지 않았으면" 작가의 위로
김운성 작가 작품 '중력을 거스르는', 어린이의 부주의로 파손됐다. 사진=시인 류근 페이스북 캡처

[파이낸셜뉴스] 서울의 한 전시회에서 부모 따라 관람 온 유치원생의 실수에 의해 작품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센터 측으로부터 작품이 파손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는 아이를 혼내는 것보다 놀랐을 그들의 심정을 위로하는 것에 중점을 둬 눈길을 끌었다.

유치원생 호기심에 만져보려다 깨져

지난 23일 시인 류근씨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사고는 20일 낮 1시경 서울 종로구 혜화 아트센터 제1 전시관에서 발생했다.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전 '사람 사는 세상'에서 김운성 작가의 조소 작품 '중력을 거스르는'의 일부가 파손됐다.

작품은 이날 어머니와 함께 전시회를 찾은 유치원생 남자아이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아이는 고의로 작품을 민 것이 아닌 호기심에 만져보려다 작품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판매 목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 작품의 감정가는 500만원으로 책정된 상황이었다.

센터 측은 파손된 사실을 접한 뒤 김 작가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김 작가로부터 뜻밖의 문자 메시지를 수신한다.

500만원 작품이 유치원생 실수로 산산조각.."아이 혼내지 않았으면" 작가의 위로
김운성 작가가 센터 측에 보낸 문자메시지. 사진=시인 류근 페이스북 캡처

김 작가 "변상 같은건 생각 안하셨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아이와 아이 부모의 심정을 먼저 헤아린 것.

그는 "아이를 혼내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작가로서 좀 더 신경 써서 파손되지 않게 했어야 하는데 작가의 부주의도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작품이 파손되고서 부모님과 아이가 충격이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 작가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시고 잘 이해를 시켜주시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김 작가는 끝으로 "변상(이나) 보상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센터 측에 따르면 해당 작품의 부서진 일부는 다시 붙인 뒤 22일부터 전시를 재개하고 있다.
센터 측은 이날 아이 엄마에게 연락을 취해 김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했고, 아이 엄마는 김 작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사연을 전한 류근 시인은 "진심으로 코끝이 찡했다.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예술가의 마음이 그 어느 예술작품보다 감동적으로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