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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론 바다다" 해상 원자력발전소 개발하는 일본

日 13개사 영국 스타트업에 1천억원 투자
지진, 쓰나미에 강하고, 건설 비용도 저렴
탈탄소 맞물려 육상 원전 대안으로

"앞으론 바다다" 해상 원자력발전소 개발하는 일본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전경.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바다에 떠 있는 부유식 원자력 발전소의 개발 프로젝트에 일본 기업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식 원전은 지진의 영향을 덜 받고 육상 원전에 비해 건설비용도 적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부유식 원전을 이르면 2030년께 상용화할 계획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마바리 조선, 오노미치 조선 등 13개 일본 기업이 영국 스타트업 '코어파워'에 약 8000만달러(약 1054억원)를 출자했다.

부유식 원전은 해상이면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다. 바다에 떠 있기 때문에 지진과 해일에도 견디기 쉽다. 부유식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는 육상으로 보내거나 수소, 암모니아 등을 제조하는 데 사용한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코어파워의 자본금은 약 1억달러로, 일본 업체들이 절반 이상을 출자하게 된다.

코어파워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출자한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설계 기업 '테라파워', 전력∙가스사업의 미국 '서든컴퍼니', 프랑스 국영 원전 기업 '오라노'와 공동으로 부유식 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4개사의 부유식 원전은 SMR의 일종인 용융염고속로(MCFR)를 사용한다. 소금을 400도 이상으로 가열해 액체로 만들고 우라늄을 녹인다. 우라늄이 핵분열해 열에너지를 얻고 터빈을 돌리는 구조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원전에서 필요한 가압 설비가 필요없기 때문에 소형화가 쉽다. 노심 용융이나 폭발과 같은 사고 위험도 적다.

4개사의 MCFR 출력은 1기당 30만kW로 3~4기는 일반 원전(약 100만kW)과 맞먹는 수준이다.

부유식 원전은 지진, 해일과 같은 지형에 맞는 특별한 구조물이 필요 없어서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건설 비용은 육상 원전에 비해 절반이며 공사 기간도 70%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어파워는 일본의 대형선 제조 기술을 부유식 설비 개발에 접목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에 실증선을 투입하고 2030~2032년에 상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은 올해 2월 각의에서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실현을 위한 기본방침으로 차세대 혁신로의 개발·건설을 결정했다.
혁신로는 SMR과 발전 효율이 높은 고속로 등이 포함된다.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를 배경으로 원전의 지속적 이용이 불가피하다고 가닥을 잡았지만, 실제로는 지자체 동의를 얻지 못해 기존 원전의 재가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닛케이는 "지진, 해일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에서 부유식 원전은 육상 원전보다 우위일 가능성이 있다"며 "해상 원전 설치에 관한 심사 및 규제를 검토해야 할 과제도 있다"고 보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