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정원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청 반부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본청과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국정원 본청에 있는 국정원장 비서실장실과 기획조정실 등이 압수수색을 받고 있으며, 국정원장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은 박 전 원장 등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채용 관련 서류 등 자료 일체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은 각각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자신들의 측근 인사를 국정원 산하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원)에 취업 청탁하거나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우선 박 전 원장은 지난 2020년 8월 자신의 보좌진 출신 인사 2명을 정당한 추천 절차, 서류심사, 면접 등 없이 전략연 연구위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박 전 원장 측은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 전 원장은 지난 2017년 전략연 인사 복무규칙을 변경하도록 지시한 뒤, 이에 따라 A씨를 연구실장으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A씨가 입사 후 전략연 공금 등을 횡령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방어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국정원은 올초 자체 감사 결과 박 전 국정원장 등이 직원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파악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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