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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에 지시한 불법진료 닷새간 1만2천건… 준법투쟁 계속할 것"

대리처방·수술부위봉합·채혈 등 간호협회, 24개 행위 불법 규정 종합병원이 41%로 가장 많아 불법 아니라는 정부와 반대입장

의사가 진료보조(PA) 간호사 등에게 불법 지시한 불법진료 사례가 1만건 넘게 접수됐다. 대한간호협회는 24일 서울 중구 협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불법진료신고센터가 접수한 내용은 총 1만2189건이었다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지난 17일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해서 하는 24개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리스트를 만들어 18일 배포했다.

세부적으로는 대리처방·기록·수술, 수술수가 입력, 수술부위 봉합, 수술보조, 채혈, 조직 채취, 천자, L-튜브 및 T-튜브 교환, 기관 삽관, 봉합, 관절강내주사,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항암제 조제 등이 포함됐다.

탁영란 간협 제1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간호협회와 현장 간호사들은 의료법상 간호사 업무범위 내 의료행위를 수행함으로써 환자들이 제대로 된 의료를 받을 수 있게 준법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호협회는 불법진료 행위에 대한 수사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탁 부회장은 "앞으로 불법진료를 지시받았거나 목격한 것에 대한 회원의 익명신고 시 수사기관·국민권익위원회 등 공적기관을 통한 조치를 취하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불법진료 사례 중 병원 유형은 종합병원이 41.4%(5046건)로 가장 많았고 상급종합병원 35.7%(4352건), 병원(전문병원 포함) 19% 순이었다.

불법진료행위 지시는 44.2%(4078건)가 교수로부터 받았다고 응답했고 전공의(레지던트) 24.5%(2261건), 기타(간호부 관리자나 의료기관장 등) 19.5% 순이었다.

불법진료행위 신고 유형으로는 검사(검체 채취, 천자)가 69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처방 및 기록 6876건, 튜브관리(L-튜브 및 T-튜브 교환, 기관 삽관) 2764건 순이었다.

간호협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준법투쟁 지속 △총선기획단 본격 활동 △합법적 연차파업 지속 추진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 등을 통해 단체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간호협회가 제시한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복지부는 "간호협회가 배포한 리스트는 행위 자체로 불법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진료 보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구체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간호협회가 규정을 준수하며 투쟁을 한다는 '준법투쟁'의 기본전제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복지부는 간호법의 간호사 업무범위는 현행 의료법과 동일하기 때문에 간호법은 최근 간호사가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문제로 불거진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 문제와 관련성이 전혀 없고, 간호법안이 제정되더라도 PA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간호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했다는 이유로 간호협회가 단체행동에 나선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