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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MSD(머크앤컴퍼니)가 출시한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 접종자 일부가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은 여전히 '가다실9'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MSD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인 '가다실'이 법적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연방법원은 MSD에 가다실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자세한 연구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인 HPV의 감염을 예방·치료하는 백신이다. HPV는 배양이 어려워 바이러스 유전자를 복제해 만들었다. '가다실9'는 HPV 유형 9개 유전자를 재조합해 개발한 9가 백신이다.
FDA는 2006년 9~26세를 대상으로 '가다실'을 처음 승인했으며 이후 2018년 45세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약 125개 국가에서 '가다실'을 도입했다.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은 단 2종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치료 목적의 MSD '가다실'과 GSK '서바릭스' 뿐이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이후 MSD는 '가다실'과 관련해 80여 건의 소송을 겪었다. 원고 측은 "가다실이 자가면역질환, 조기 폐경, 만성 피로 등 암만큼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으며 MSD가 안전성과 효능을 잘못 밝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MSD가 가다실 관련 위험을 축소하고 공중보건보다 사적인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MSD는 "가다실이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쳤으며 HPV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입증됐다"라며 "보고된 부작용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며 백신 접종의 이점이 잠재적인 위험(부작용) 보다 크다"라고 반박했다.
MSD 대변인은 지난 3월 AP 통신에 "20년이 넘게 이루어진 연구개발 등 압도적인 과학적 증거가 HPV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프로필을 계속 뒷받침하고 있다"라며 "이런 사례에 대해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관련 기관 대다수는 가다실의 부작용과 관련된 법적 소송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FDA는 올해에도 9~45세 사이 사람들에게 HPV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권하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소아학회, 미국암학회, 미국산부인과학회, 세계보건기구 등 관련 기관들도 FDA지침에 동의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HPV 백신이 기절, 메스꺼움, 두통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밝혔지만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백신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CDC는 "가다실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여러 암과 관련된 HPV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HPV 백신 접종 후 10대 여성들 사이에서 자궁경부암, 질암, 항문암뿐 아니라 생식기 사마귀 등 HPV 관련 질병이 88% 감소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HPV 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 적용 대상을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서 같은 연령대 남성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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