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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보릿고개에 생활난 극심…평양 특권층엔 특별 배려 조치

주민들 "식량문제 해결 못하면 먹고살게 밀수라도 열어줬으면"
평양 경루동 호화주택 주민엔 살림집 전기보장 등 특별 배려...

[파이낸셜뉴스]
北 보릿고개에 생활난 극심…평양 특권층엔 특별 배려 조치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평안남도농촌경리위원회 봉학남새농장을 현지에서 요해(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월 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4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자강도 화평군 주민들이 보릿고개에 접어들면서 극심한 생활난으로 아이들도 학교에 가지 않고 산나물 캐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하루에 한 끼 먹을 식량도 구하기 어려워 배를 곯는 세대가 수두룩하다”며 “해마다 이맘때쯤은 보릿고개에 들어 일 년 중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 올해는 다른 해보다 주민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최근 화평군에서는 집안의 식량 보탬을 위해 스스로 학교에 가지 않고 산에 나물을 캐러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며 “대부분 끼리끼리 모여 산나물을 캐러 다니는데 옷차림이 너무 남루해 꽃제비로 보이지만 집도 있고 부모들도 있는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또 "아이들은 부모가 번 돈으로는 먹고살기에 부족하다는 걸 알고 거의 매일 아침 학교에 갈 대신 함께 산에 가서 산나물을 캐 오후에 내려온다"며 대부분의 세대는 겨우 있는 곡식에 아이들이 캐온 산나물을 합해 나물죽이라도 만들어 먹으며 힘든 시기를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다른 화평군 소식통을 인용해 “사람들은 먹고살 수 있도록 식량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겠으면 자체로 벌어 먹고살 수 있게 밀수라도 빨리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고 전했다.

北 보릿고개에 생활난 극심…평양 특권층엔 특별 배려 조치
평양 보통강 강안 다락식주택구 야경. 사진=노동신문 캡처
이런 가운데 같은날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양시가 중구역 경루동에 위치한 강안다락식 주택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활 개선 특별 배려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에서도 1선 도로와 보통강변을 끼고 있어 초호화 주택단지로 불리는 중구역 경루동 강안다락식 주택구는 지난해 4월 800가구 규모로 완공됐다.

평양시당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 이 구역에 생활 개선 특별 배려에 관한 김정은의 비준 과업에 따라 살림집 전기보장, 빨래집(세탁소) 운영, 밥공장 이동봉사 등의 조치를 포치하고, 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구역엔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있는 핵심 계층들이 거주하고 있어 이들의 생활 개선을 명목으로 한 특별 배려 조치가 내려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에선 24시간 전기공급에 제한이 있어 북한 주민들은 국가 차원에서 전기를 보장해 주는 것을 일종의 특혜로 여긴다.

평양시는 우선 1선 도로 바로 옆 호동들에 18시간 전기를 보내주고, 그 외 호동들에는 전기를 조금씩 줄여서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보장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또 이 구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아직 빨래집과 밥공장이 없어 이를 동원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지난 6일 북한 주민 9명이 한밤중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귀순했다.
정보당국은 경비가 삼엄한 서해 NLL을 넘어 어린아이를 포함한 3대가 포함된 한 가족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귀순한 배경엔 현 정부의 달라진 대북 기조와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이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북한은 평양의 특수층엔 특별 배려 조처를 하면서 내부 결속에 고심하는 딜레마에 처한 것으로도 관측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