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의사록 공개
금리인상 기정사실 아니란 점 확인
인플레 지표 맞춰 탄력적 결정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24일(이하 현지시간) 확인됐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지난 2~3일 FOMC 회의 당시 연준 정책담당자들의 발언 내용이 담긴 의사록에서 이런 전망이 확인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강경파는 여전히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다수는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어서 추가 금리인상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무게중심, 인상 중단으로 기울어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0.25%p 추가 금리인상이 만장일치로 결정되기는 했지만 이후 정책 행보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왔고, 무게중심은 추가 금리인상 중단으로 이동했다. 이 때문에 FOMC 성명에서 "추가 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이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가 생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연준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이전에 비해 경제지표 흐름을 더 고려할 것임을 예고했다. '금리인상'이라는 사전에 정한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지표에 맞춰 탄력적으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대체로 추가 정책 긴축이 어느 정도나 이뤄져야 적절할지를 놓고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많은 참석자들이 향후 회의에서는 선택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2가지 시나리오
의사록에 따르면 FOMC에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일부(some)' 참석자들이 주장한 것으로, 현재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정책대응의 진행 속도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더뎌'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러(several)' FOMC 위원들이 지지하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있으며, 이 경우 5월 회의 이후에는 추가 금리인상이 불필요할 수 있다.
CNBC는 연준의 어법으로 보면 '일부(some)'보다는 '여럿(several)'이 더 많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면서 의사록에서 구체적으로 이들 위원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리동결 시나리오를 따르는 위원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원들은 다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추가 금리인상은 더 이상 상수 아냐
시나리오에서 갈라지기는 했지만 연준은 2~3일 회의에서 앞으로 금리인상이 더 이상은 기정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p 끌어올린 터라 앞으로는 당연하다는 듯 금리를 올리는 흐름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의사록은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FOMC의 두 가지 목표에 드리운 위험을 감안할 때 참석자들은 대체로 앞으로 나올 정보들과 이 정보들이 경제전망에 미치는 의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이날 의사록 발표 뒤 다음달 금리동결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달 13~14일 FOMC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5.0~5.25%로 동결될 가능성을 하루 전보다 2.1%p 높은 74.0%로 높여 잡았다. 반면 금리가 0.25%p 더 오를 가능성은 하루 사이 28.1%에서 26.0%로 2.1%p 낮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