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원=강인 기자】 3년에 걸쳐 새로 제작된 '춘향 영정(사진)'이 25일 세상에 공개됐지만, 이전 영정과 다른 얼굴 생김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영정은 춘향전을 토대로 한 17세 안팎의 한국적 여인상을 모델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전북 남원에서는 9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남원 춘향제가 열렸다. 춘향제는 통산 열녀 춘향을 기리는 '춘향제향'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데, 이 자리에서 새로운 춘향영정이 공개됐다.
새로운 춘향이 영정은 머리에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뿌리 모양의 죽절비녀를 꽂고 금봉채로 장식한 낭자머리를 하고 있다. 낭자머리는 그동안 춘향 영정이나 초상화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젊은 여인의 복식색인 녹의홍상을 기본색으로 한 다홍치마와 연두색 삼회장저고리를 한 모습이다. 의복과 머리 모양 등도 고증을 거쳐 당시 상황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김현철 작가는 "열녀춘향 수절가와 완판본 춘향가에 묘사된 춘향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으며, 철저한 고증과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남원시는 새로운 춘향 영정을 이날 광한루원에 있는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새 영정은 김현철 화백이 지난 1월 제작에 들어가 넉달여 만에 그린 것이다.
기존 영정은 친일화가 김은호가 그린 것으로 친일잔재 청산 일환으로 2020년 10월 철거했다. 이후 현존하는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놓고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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