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국세수입 현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올해 1∼3월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조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3월 국세수입 현황을 28일 발표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파이낸셜뉴스] 하반기로 기대했던 우리 경기 반등 시점이 멀어지는 양상이다. 성장률을 떠받치는 우리 수출 경기는 연내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빨라야 올해 2~3·4분기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찍고, 내년 중반은 돼야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돼서다. 여기에 경기를 부양할 정부의 재정 지출 여력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국세수입은 '펑크'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다. 특히 이대로 라면 하반기 경기에도 빨간불이 켜질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30일 정부와 관세층 등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42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정부가 예상했던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경기 흐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줄면 국내총생산은 0.78% 줄고, 반도체 가격이 20% 떨어지면 국내총생산이 0.15% 감소한다.
반도체 업황이 지속적인 한파를 맞으면서 환율 영향을 제거한 반도체 수출물가지수는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출물가의 하락은 달러 대비 원화 가치 변동을 제거한 글로벌 수급 여건을 반영한다.현재 우리 경제가 헤치고 있는 반도체 한파의 강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도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올해 경제활동 재개로 1분기 4.5% 급성장했으나 수출이 아닌 내수 위주로 성장했다. 중국에 원자재·중간재 등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은 아직까지 리오프닝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대중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중 수출 기업 절반(50.7%)은 대충 수출 위축과 부진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기업(40%)이 '2~5년 후에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수 부족까지 맞닥뜨리면서 하반기 성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3월까지 정부의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원 급감했다. 4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세금을 걷어도 연말 기준 국세수입은 371조9000억원, 정부의 세입 예산인 400조5000억원보다 28조6000억원 부족하다.
정부는 세수 부족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빚을 내서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 정부의 성장에 대한 기여가 축소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예상보다 하반기 경기 반등 폭이 작아지는 상황에서 재정 공백마저 발생한다면, 정부가 예상한 올해 성장률 1.6%의 달성 가능성은 점점 작아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예산 불용' 가능성도 나왔지만, 정부는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강제 (예산) 불용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도 않고, 생각 갖고 있지 않다"며 "집행관리를 철저히 해서 효율화하는 부분 등으로 (민생 예산 집행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