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라" 약 300명 아사
집단무덤 10곳.. '대량학살'로 기소되나
케냐, 사이비 종교 사망자 421명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케냐에서 사이비 교주의 교리 때문에 약 300명이 아사한 가운데 이 교주는 굶어 죽는 데 오래 걸리거나 금식을 포기하려는 신도들은 킬러를 고용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식 포기한 신도들, 무장 갱단 고용해 둔기로 살해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특별위원회에서 지방 도시 말린디에서 10개의 집단 무덤을 더 발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지 일간 더 스탠다드에 따르면 '기쁜소식 국제교회'를 운영해 온 사이비 종교 지도자 폴 은텡게 맥켄지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죽으라"라고 강요해 신도들을 집단 아사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맥켄지는 굶어 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도들이나 단식에 대한 마음을 바꾸고 탈출하려는 신도들은 무장 갱단을 고용해 철삿줄이나 둔기로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조직적이고 의도적 계획으로 '대량학살'
또한 무덤 파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신도들 옆에 임시 구조물을 세우고 음식을 배불리 먹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 대부분은 굶어 죽었고 다른 신도들은 철사로 목이 졸려 죽었다. 둔기로 맞아 죽은 사람도 있었다. 부검 결과 일부는 두개골과 갈비뼈에 금이 간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킨디키 장관은 맥켄지가 대량 학살을 저지르기 위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정부 조사단이 맥켄지를 기소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맥켄지가 지난 3월을 비롯해 2017년 이후 4차례 체포됐으나, 그때마다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풀려났다며 사법부를 비난했다.
미성년자 성범죄·장기적출도 조사 중
현지 수사 당국은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시신들에 대한 감정을 통해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장기 적출, 강제 아사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 있는 30여개에 이르는 집단 매장지에서 발굴된 사망자는 241명으로 집계됐고, 91명이 금식 중 구조된 가운데 아직 수백명이 현지 적십자에 실종 신고된 상태다.
앞서 맥켄지는 지난달 15일을 '종말의 날'로 예언하며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라고 종용했다. 신도들은 교주의 교리에 따라 숲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간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까지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혐의로 맥켄지는 기소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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