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새로운 보훈문화 콘텐츠 보급을 통한 보훈의 일상화에 기여하기 위함 입니다."
오는 6월 6일 정전 70주년을 맞아 경기 의정부시에서 열리는 '보훈페스티벌' 주최 측 관계자는 패션쇼를 준비하게 된 취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보훈페스티벌에서는 한국전쟁의 16개 UN참전국을 모델로 한 군복 패션쇼 겸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이 프로그램은 보훈처와 의정부시의 지원을 받은 학생들이 참전국 스토리를 담은 군복의상을 제작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의상은 참전용사 후손들이 착용한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한다.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왼쪽)와 의상 제작에 참여한 청소년이 함께 의상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노진균 기자
지난 28일 서울 국제패션디자인직업전문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의상 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디자인 전공 대학생인 이들은 올해 3월부터 주말마다 모여 각국의 특징과 이야기를 끌어냈다.
16개 참전국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튀르키예·필리핀·태국·네덜란드·콜롬비아·그리스·뉴질랜드·에티오피아·벨기에·프랑스·남아연방·룩셈부르크다.
의정부시청소년재단 관계자는 "참전국에 대한 보훈의식을 미래 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색다른 퍼포먼스를 기획했다"며 "문화예술로 보훈을 표현함으로써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 등 보훈의식을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의상 제작에는 이상봉 패션디자이너가 힘을 보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의상 제작과정은 물론 무대 연출에 이르기까지 학생들과 호흡하고 있다.
이미 200회 넘는 패션쇼의 성공을 이끈 그가 이번에 유독 열정을 쏟는 이유는 상이용사에 대한 예우와 후학에 대한 존중을 위해서다.
28일 국제패션디자인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가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만난 상이용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균 기자
이상봉 디자이너는 "201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방문한 에티오피아에서 6·25 참전용사를 만나게 된 것을 선명히 기억한다.
커피의 나라로 알려진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을 위해 참전한 나라"라며 "상이용사들은 응당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야 함에도 에티오피아 내부상황 변화로 여의치 않은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국 전쟁에 뛰어들어 청춘을 바쳤던 이들에게 물질적 보상도 필요하겠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보훈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정부 동막교광장 일원에서 'We art! UN제나 보훈(UNiform Runway)'을 주제로 개최되는 보훈페스티벌에는 참전국별 역사와 체험을 접목한 보훈축제를 비롯해 체험거리·먹거리·보훈퀴즈·추모부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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