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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 입자, 빛속도 5분의 1로 쐈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빔 시운전 성공

1조5000억 투입 독자개발한 ‘라온’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 걸쳐 성공
차세대 원자로·바이오 등 활용 전망

"중이온 입자, 빛속도 5분의 1로 쐈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빔 시운전 성공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라온'에서 중이온 빔을 생성하는 입사기 장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1조5000억원이 투입된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중이온 입자를 빛 속도(초당 약 30만㎞)의 5분의 1 정도로 빠르게 가속시켜 1차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라온을 본격 운영해 과학연구는 물론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세대 원자로나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활용돼 국가 산업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IBS 정연세 가속기운영부장은 "중이온 입자를 빛 속도의 5분의 1 정도로 빠르게 가속시켰다"며 "중이온 입자는 양성자에 비해 40배나 무겁다 보니 입자를 이 속도로 가속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라온은 성능 최적화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다양한 과학자들이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연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우선 과학 분야에서 천체물리학과 핵물리학 연구에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 별의 생성과 진화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또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정연세 부장은 "중이온가속기는 원자로를 구성하는 기본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바이오메디컬 분야에도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온은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중이온가속기다. 우리나라는 가속기 구축을 위해 지난 2010년 개념 설계를 시작으로 그동안 1조5000여억원을 투입, 가속기동 및 극저온 설비 등 제반시설 건설을 2021년 5월에 완공했다. 핵심장치인 초전도 가속장치는 2021년 12월에 구축 완료한 국내 최대 기초과학 연구프로젝트이다.

라온은 무거운 원소 '중이온'를 가속해 표적에 충돌시켜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들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우주와 원소의 기원 및 별의 진화 과정을 밝힐 실험적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지식과 과학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 수 있다. 아울러 반도체, 이차전지 및 항암치료 등 소재·의료분야의 혁신 등 기초과학을 넘어 산업적 파급효과까지 기대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