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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초암다도' 일본 건너가 다도문화 꽃피웠다"

최덕중 다도가 '설잠선사' 관한 책자 펴내 '화제'

"울산 '초암다도' 일본 건너가 다도문화 꽃피웠다"


[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꽃 피우고 있는 다도문화가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평리에 차실을 꾸리고 다완 제작을 위한 가마까지 두고 있는 다도가 최덕중씨(사진)가 울산에서 일본에 '초암다도'를 전파했다고 알려진 '설잠선사'에 관한 책자를 펴내 주목받고 있다.

'천지에 다도를 전파한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선각자, 설잠선사'라는 제목으로 집필된 이 책자에는 저자가 60여년간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잠선사가 머물고 손수 심은놓은 야생 차나무 군락지 등도 소개하고 있다.

최 다도가는 30일 "설잠선사가 조선 성종 9년(1478년) 지금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자리인 염포 왜관 불일암에 있었던 일본 승려 도시모 지우카이 선사의 요청으로 초암다옥을 지어주고 초암식 다도작법을 전수했다"면서 "도시모 지우카이 선사가 일본 본국으로 돌아가 고옥다옥을 짓고 설잠선사에게 전해 받은 초암다도를 본국으로 전파해 지금의 일본 다도문화의 기초가 됐다"고 주장했다.

최 다도가는 "초암다도가 전파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차를 마시는 문화만 있을 뿐 차를 마시기 위해 숯을 피우고 차실을 꾸리는 방법 등 다도와 관련한 법도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면서 "설잠선사가 일본 다도의 기초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설잠선사의 전파 이전까지 형식주의 서원식 다도에 그쳤다면, 이후 초암식 다도로 변화하며 소박함과 순수함을 바탕으로 응집된 정신세계 속에서 아름다움과 만족을 추구하는 정신주의 다도문화로 변화해갔다는 것이다.

경주 최부자집 집안 계보를 이어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도를 접하게 됐다는 저자는 수십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도와 금오다실' '다당' '다완' '찻상과 다탁' '점다' '선수행과 차생활' 등 12개 부분으로 나눠 설잠선사가 일본에 초암다도를 전파하게 된 사연과 초암다도 실체 등을 기록했다.

"울산 '초암다도' 일본 건너가 다도문화 꽃피웠다"
울산에서 일본에 '초암다도'를 전파했다고 알려진 '설잠선사'에 관한 책 '천지에 다도를 전파한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선각자 설잠선사'.


최 다도가는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모와 같은 존재"라면서 "이같은 문화유산을 찾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에 한없는 기쁨을 느낀다"는 서문도 남겼다.

최 다도가는 초암다도 발상지 울산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오는 10월 초암다도의 발상지인 울산에서 '초암다도 작법 시연대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