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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걱정돼 자기부정" "의원님은 뭐했나"…與野, 간호법 놓고 고성

"공천 걱정돼 자기부정" "의원님은 뭐했나"…與野, 간호법 놓고 고성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출석 의원 289명 중 찬성 178명, 반대 107명, 무효 4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2023.5.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공천 걱정돼 자기부정" "의원님은 뭐했나"…與野, 간호법 놓고 고성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간호법안 재의의 건 투표가 부결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5.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이서영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30일 국회 표결 결과 최종 부결됐다. 표결에 앞서 의원들이 간호법 찬반 토론에 나서자 여야 의원들은 서로에게 "거짓말하지 말라" "의원님은 지금까지 뭐 했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본회의에서 간호법 첫 토론자로 나선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간호법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하자, 민주당에선 "거짓말"이라는 야유가 쏟아졌고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지 않으냐"고 외쳤다. 조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들어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민주당은 "예"라고 외쳤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토론에서 간호법에 대해 "간호사만의 이익을 위해 타 직역의 업무와 자격기준까지 간섭하는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냐)?"고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자 조 의원이 "좀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조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단체 퇴장한 것을 비판하며 "단일대오가 무너지면 죽는다며 스크럼을 짜던 30년 전 모습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았다"고 하자, 민주당은 "국민의힘 조정훈"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국민의힘은 조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잘했어요"라며 박수쳤다.

마지막 토론자인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여당은 자신들이 발의하고 심사한 법안의 투표를 거부하며 용산에 미운털이 박혀 공천을 받지 못할까 봐 자기 부정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는 고성이 나왔다.

서 의원이 "간호법 제정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모두가 약속한 약속이었다. 이제 5000만 국민 앞에서 그 약속을 지켜야 할 시간"이라고 하자 국민의힘에선 실소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서 의원을 향해 "의원님은 지금까지 뭐 하셨냐", "본인부터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다만 토론 이후 투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출석 의원 289명 중 찬성 178명, 반대 107명, 무효 4명으로 간호법 제정안이 최종 부결되자 여야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없이 자리를 떴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퇴장했다. 방청석에서 본회의를 지켜보던 간호협회 회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퇴장했다.

간호협회는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오늘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간호법 재투표에서 국민의힘은 자신이 발의하고 심의한 간호법 마지막 명줄을 끊었다"며 "우리는 클린정치 참여로 불의한 정치를 치우고 깨끗한 정치로 2024년 총선 전 간호법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민주당 의원총회가 길어지면서 50분이 지나서야 열렸다. 2시부터 자리를 지키던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남의 시간 귀한 줄을 알아야지",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본회의를 안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불평이 쏟아졌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장 의원이 총투표 수 282표 중 173표를 얻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교체가 예정된 민주당 몫의 나머지 6개 상임위원장은 선출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선출이 미뤄졌다.


과방위원장을 맡았던 정청래 의원은 안건 처리 과정에서 손을 들고 일어나 과방위원장 사임의 건을 철회하겠다고 했지만, 철회 안건이 접수되지 않아 그대로 의결이 진행됐다. 정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만 과방위원장을 차지하고 민주당 행안위원장은 처리가 무산됐다"며 "매우 유감스럽다. 그러나 꺾이지 않고 가겠다"고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