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낙과 없이 잘자란 농작물… 비결은 87억개 스마트팜 데이터 [차세대 농식품 '빅데이터 경제'가 뜬다]

<1> 농식품 공공데이터의 힘
전국 스마트팜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
최적의 생육환경 만드는 결정적 자산
도매시장 경락가·가축 질병정보 등
1000종 넘는 농식품 공공데이터 개방
'농약 치는 드론''한우 경매 플랫폼' 등
창업에 활용… 수급문제 해결에도 기여

경기부진 속 빅데이터가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운데 농업에도 '빅데이터 바람'이 불고 있다.

공공·빅데이터, 팜맵데이터를 활용한 농림축산식품 분야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이 발굴되면서 농식품 데이터경제 활성화에 불을 댕기고 있다.

정부는 농림축산식품 공공·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세대 농림축산식품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영농활동 지원, 영농 정보 종합관리 서비스, 디지털 농업전환 촉진 등 성과가 활발하다.

이에 따라 파이낸셜뉴스는 차세대 농식품 분야의 '데이터 경제'를 조망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낙과 없이 잘자란 농작물… 비결은 87억개 스마트팜 데이터 [차세대 농식품 '빅데이터 경제'가 뜬다]
지난해 7월 2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2년 농림축산식품 공공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수상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빅데이터는 e커머스, 물류처럼 고객 데이터와 접점이 핵심인 산업뿐 아니라 공공, 제조,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전 산업에서 활용성이 높아지면서 신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농식품 분야에서도 다양한 공공데이터가 매일 대규모로 생산되어 민간에 개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국 도매시장의 경락가격을 품목 단위로 잘게 쪼개서 실시간으로 개방하고 있는 '전국도매시장 경락 가격'은 누적 활용 1억6000만건을 상회하고 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농가에 설치된 수천개의 센서로부터 수집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작물별 스마트팜 데이터 약 87억건이 공개되고 있다. 이외에도 레시피정보, 가축질병발생정보, 화훼류 시세현황, 농축산물 가격조사정보 등 농식품 전반에 걸친 1059종의 공공데이터가 농식품공공데이터 포털에 개방되어 활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공공·빅데이터로 꽃피울 농업의 미래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은 고품질의 원천 데이터 및 가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해 나갈 계획이다. 농식품 공공데이터는 불안정한 농산물 수급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농업 분야 연구자들과 개발자들이 더욱 정밀한 농업 관측과 수요 예측을 위해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생산기술 측면에서도 공공데이터는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농업기상과 토양정보 등을 종합한 적지적작 추천 모델, 가능한 적은 용량의 농약을 살포하여 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정밀생육모델 개발을 위해선 실제 농가에서 만들어진 스마트팜 빅데이터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산이다. 수집된 스마트팜 데이터는 결측치나 이상치에 대한 정제 및 가공을 거쳐 또 다른 스마트팜 모델 개발에 활용되거나 스마트팜의 환경관리 모델, 생육모델의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온도관리, CO2 농도관리 등 온실 환경 관리현황을 분석하거나 동일 작물의 생산성을 상위농가와 비교 분석함으로써 생육단계별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수를 도출하고 출하기 예측 및 조절 등을 통해 농가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수상작들 농축산업 혁신, 편의성 높여

농식품 공공·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역대 수상작의 면면을 살펴보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림축산식품산업의 혁신과 유통·판매의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상을 차지한 '더대시'팀의 농가 드론 방제 대행 공동 구매 서비스 '파미지'는 농업용 드론 서비스를 공동 발주, 작업 관리, 정산 전 과정을 지원하는 '농업용 드론 서비스 플랫폼'이다. 농업인을 포함한 방제 수요자용 모바일 앱, 서비스 공급자(드론 방제기업 및 방제사)용 모바일 앱 서비스를 제공해 농촌에서 관심을 끌었다. 김학준 더대시 대표는 "지역농협, 농작업 농업자의 수천만~수십만평 규모 농지를 위탁을 받는데 주소가 수백, 수만개 수준이어서 예전에는 지도 들고 다니면서 작업해 불편했다"며 "파미지는 농림축산식품부 팜맵(항공·위성영상을 기반으로 실제 농경지의 면적, 속성(논, 밭, 과수, 시설) 등을 표시한 농경지 전자지도)과 국토지리원 지도 등 공공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방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수상자인 브레멘 김성무 대표는 '행복한 반려생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하철 광고를 포함한 홍보 및 반려동물 관련 정보 등의 후속지원을 받고 있다. 관련 앱을 통해 유기 동물 발생 시 실종신고와 알림 기능 등을 제공한다. 2020년 대상을 받은 '투뿔메이커'팀의 '우시장플러스'는 우시장 출품 한우의 개체등록정보, 유전·환경정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수집, 통계분석, 학습을 통해 24개월 후 한우의 품질(마블링(2++), 육량)을 예측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였고, 2018년 대상팀 'ICT백정들'팀이 개발한 '소고기 온라인 경매' 서비스는 소비자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소고기 유통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합리적인 가격의 소고기 판매와 구매 방식을 기획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미래 창업자 사업 지원

농림축산식품부와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3년 농림축산식품 공공·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는 오는 6월 30일까지 참가가격 제한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농식품 분야의 아이디어 기획과 제품 및 서비스개발 부문으로 나누어 공모하고 있다.

응모작중 1차 심사를 통과한 팀에 대해서는 상품화를 위한 전문가 멘토링과 맞춤형 데이터 제공, 사업화 연계 지원 및 컨설팅, 잡지·영상 등 홍보 콘텐츠 제작 등 후속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윤원습 농식품혁신정책관은 “올해로 8회를 맞는 '농식품 공공·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그간의 대회에서 나온 작품을 뛰어 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 제품이 나와 농업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어 스마트 농업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