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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차량기지 이전 백지화, 광명시민과 이뤄낸 승리" [로컬 포커스 자치단체장을 만나다]

시민들과 함께 미래 그리는 박승원 광명시장
'18년 족쇄' 끊어내기까지
찬반 대립 속 해답은 '쾌적한 삶'
신천~하안~신림선 노선 추가로
교통망 늘리고 지역 화합 이뤄내
정치신념은 '지치지 않는 마음'
실패없는 정책은 시민참여 정책
실행 더뎌도 함께 걸어나가겠다

"구로 차량기지 이전 백지화, 광명시민과 이뤄낸 승리" [로컬 포커스 자치단체장을 만나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지난 23일 경기 광명시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8년간 광명시 주민들이 반대해온 '구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 문제를 타결한 것은 시민들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광명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명=장충식 기자】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와 닮아 있다. 시인은 그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노래했다. 박 시장이 그렇다. 자세히 보아야 하고, 오래 보아야 '박승원만의 정치'를 알고 느낄 수 있다. 최근 18년간 광명시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갔던 '구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이라는 오랜 족쇄가 백지화됐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과 지역 정치인들은 물론,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나서 촛불집회까지 벌이며 강력한 반대에 나섰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이뤄낸 결과"라며 "시민과 함께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그에게 정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딱 두 가지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는 광명시의 미래를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모든 일을 시민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의 정치는 마천루를 짓는 것처럼 요란하지 않다. 그래서 당장은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시민들도 더러 있다. 열심히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 보지만, 당장 보이는 변화가 없다는 이유로 박 시장의 정치를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가끔은 자신의 정치에 반대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서운할 때도 있지만 박 시장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일하다 보면 시간이 걸려도 좋은 평가를 내려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때문에 박 시장은 오늘도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는 "스스로 정치를 왜 하는지 질문을 많이 한다"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고자 했던 처음의 꿈은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로 인해 지치고 힘들 때가 많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치지 않는 마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며 "박승원만의 정치는 오래 보아야 알 수 있다. 그때까지 천천히 즐겁게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광명시청에서 박 시장을 만나 구로 차량기지 이전 반대 투쟁 등 광명시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구로 차량기지 이전 백지화 "시민과 함께 이룬 승리"

박 시장과의 인터뷰에서 '구로 차량기지 이전'과 관련된 내용이 핵심이 되는 이유는 이 문제가 '광명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큰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구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이 결정됐다면 광명시의 미래가 타의에 의해 결정되는 잘못된 선례가 남았을 것이며, 광명시가 추진하는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광명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청사진을 광명시와 광명시민의 손으로 그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구로 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18년 동안 광명시를 괴롭혀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당시 정부의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에 포함돼 서울시 구로구의 차량기지를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지만 18년째 타당성 재조사만 세번이나 실시하는 등 진척을 보이지 못하며 갈등의 원인이 돼왔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은 처음 공청회 자리에서부터 반대했던 대표적 인물로, 긴 시간 동안 단 한번 심경의 변화 없이 굳건히 시민들과 함께하며 '사업 백지화'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박 시장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두려웠지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시민들이 함께해 주었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함께 이루어낸 승리"라고 밝혔다.

■'신천~하안~신림선 지하철 노선 추진' 광명의 새로운 미래 열겠다

18년간 이어진 구로 차량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싸움이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부 찬성하는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찬성하는 주민들도 같은 광명시민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 시장은 명확한 대안을 가지고 있었고 광명시민의 쾌적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계획도 이미 마련돼 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지하철이었다"며 "말뿐인 지하철이 아닌 실질적으로 교통대책이 될 수 있는 철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바로 신천(시흥)~하안(광명)~독산(서울 금천)~신림(서울 관악)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광명시 중심부를 관통하고 운행간격도 짧게 조정해 실질적인 교통대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광명시를 비롯해 4개 지자체는 지난 2021년부터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협의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사업 추진 공동협약을 맺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지하철 노선을 신속하게 추진해 좋은 교통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구로 차량기지 이전에 반대했던 시민들은 물론 찬성했던 시민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시민들과 함께 박승원만의 정치 하겠다"

오는 7월이면 재선 1년을 맞는 박 시장은 "다음 세대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마음을 늘 품고 지낸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든 일을 정확하게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올바른 정치 방식'이다.

박 시장은 "늘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신념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초선 때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 일을 많이 벌였지만 재선을 하니까 아는 게 많아서 더 꼼꼼히 챙긴다. 광명이라는 도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시장을 하지 않더라도 5년 후, 10년 후 광명의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 함께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인구 50만 도시를 위한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조성, 도시의 미래를 바꿔나가는 '평생학습도시', 공간도 복지라는 개념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정원도시' 등 쉽게 지표가 나오지 않는 주요 사업들에 대해 "열심히 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박승원만의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더 안정적이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디게 가더라도 시민과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