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가 5월 30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체로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 벽을 뚫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로이터뉴스1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5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인공지능(AI) 골드러시' 속에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5번째 1조달러 클럽 회원이 됐다. 반도체 업체로는 처음이다.
지금껏 시총 1조달러 클럽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등 단 4개 업체만 가입돼 있었다. 테슬라와 메타플랫폼스가 잠시 1조달러 클럽 회원을 지내기도 했지만 퇴출된 바 있다.
그 벽을 반도체 업체로는 처음으로 엔비디아가 뚫었다.
1조달러 클럽 가입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 현충일(메모리얼데이) 하루를 쉬고 다시 장이 문을 연 이날 장중 404.86달러까지 오르며 시총 1조달러를 뚫었다.
다만 공화당 내 반발 속에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합의 하원 통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식시장 상승세가 꺾인 여파로 이후 1조달러 시총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24일 장 마감 뒤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분기 실적과 함께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1조달러 시총을 향한 여정에 나섰다. 이튿날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24% 넘게 폭등했고, 이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주식시장 성장동력, 전기차→반도체
엔비디아는 주식시장 판도마저 바꿔 놨다.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해 온 성장주가 그동안에는 전기차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었지만 엔비디아가 AI 골드러시를 주도하면서 성장주 무게중심이 반도체로 이동했다.
1위 엔비디아에 이어 AI 가속기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브로드컴은 이날 장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엔비디아에 AI 반도체 도전장을 내민 AMD 주가도 연일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오픈AI가 제대로 된 최초의 생성형 AI인 챗GPT를 공개한 이후 불기 시작한 AI 바람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거쳐 엔비디아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며 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AI 소프트웨어 업체 C3.ai는 30일 장중 18% 폭등했다. 올들어 주가가 244% 폭등해 3배 넘게 뛰었다. 엔비디아 상승폭 176%를 웃돈다.
추가 상승동력 확보
엔비디아는 28일 MS,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등이 첫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 슈퍼컴퓨터도 공개해 주가 추가 상승 불쏘시개를 확보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그래픽반도체, 그래픽중앙처리장치(GPU)는 게임기, 그리고 AI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인텔과 AMD가 주력으로 삼는 중앙처리장치(CPU)가 PC와 서버의 두뇌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때문에 지난해 챗GPT가 돌풍을 일으킨 뒤 엔비디아 GPU는 이전보다 더 귀한 몸이 됐다. 이전까지 주로 고성능 게임기에만 필요한 것으로 간주됐던 엔비디아의 GPU는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되면서 영역을 넓히더니 이제 AI로 영역이 더 넓어졌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의 합류로 시총 1조달러 클럽 멤버가 5개로 늘어난 가운데 압도적인 1위는 여전히 애플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플은 시가총액이 2조7590억달러에 이른다.
시총 2조4750억달러의 MS와 함께 시총 2조달러 클럽도 열었다.
생성형 AI 바드를 내놓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1조5870억달러, 온라인 쇼핑 공룡 아마존이 1조232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1조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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