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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스 창업자 홈스, 교도소 수감...11년 형기 시작

[파이낸셜뉴스]
테라노스 창업자 홈스, 교도소 수감...11년 형기 시작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지베스 홈스(가운데)가 지난해 10월 17일(현지시간) 아버지 크리스티안 홈스 4세(왼쪽), 동거인 빌리 에번스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그해 11월 사기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은 홈스는 5월 30일 텍사스주 휴스턴 자신의 집 인근 브라이언 교도소에 출두해 11년 형기를 시작했다. AP뉴시스

피 몇 방울로 250여개 질병을 알아낼 수 있다는 주장으로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됐다 추락한 미국 의료검사 스타트업 테라노스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스(39)가 5월 30일(이하 현지시간) 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11월 연방법원에서 사기 혐의가 입증돼 11년 형을 선고받은 홈스는 선고 반년 뒤인 이날 교도소에 들어갔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홈스는 재판장의 배려로 자신의 집인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의 브라이언 교도소에서 형기를 지내게 됐다.

브라이언 교도소는 주로 화이트컬러 범죄자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경비가 가장 느슨한 교도소 가운데 하나다.

135개월 징역, 4억5200만달러 배상


한 때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벤처 사업가였던 홈스는 혈액검사 기술이 신뢰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추락했다.

홈스는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테라노스의 혈액검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수사에서 사기, 증권조작 등의 혐의가 인정됐다. 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를 통해 50만달러 벌금을 내기도 했다.

서부의 아이비리그로 부르는 스탠퍼드대를 19살에 중퇴한 홈스는 테라노스를 차렸고, 20년이 지난 지금은 동거인 빌리 에번스와 사이에 각각 2살이 안되는 아이 둘을 낳아 기르고 있다.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홈스에게 135개월 징역과 함께 4억5200만달러(약 5600억원) 배상을 명령했다. 홈스는 테라노스 당시 경영진 가운데 한 명인 라메시 '서니' 발와니와 함께 이 돈을 갚아야 한다.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월 홈스가 특허를 조작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판단했다. 당시 홈스의 남자친구였던 발와니는 테라노스 실험실 책임자로 역시 사기혐의로 유죄를 받아 옥살이를 하고 있다.

테라노스, 한때 기업가치 12조원


홈스는 혈액검사에 혁명을 몰고 온 테라노스를 15년간 경영했다. 정점에 이르렀을 때에는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테라노스의 기업가치가 90억달러(약 11조9000억원)를 넘어 당시 벤처캐피털 후원을 받는 스타트업 가운데 10번째로 큰 업체로 등극하기도 했다.

홈스는 테라노스 지분 절반을 보유해 그의 지분 평가액이 45억달러 수준에 이른 적도 있다.

홈스는 혈액 몇 방울로 250개가 넘는 질병을 알아낼 수 있는 검사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에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테라노스가 단 12개 종류의 검사만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게다가 검사 결과 역시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테라노스는 실제로는 다른 업체들이 시판하는 기기를 들여와 실험실에서 피검사를 진행했다.

홈스는 결국 지난해 11월 11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곧바로 항고해 재판 기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순회항소법원에서 그의 재판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대신 법원은 그에게 6개월 준비 시간을 줬다. 2023년 5월 30일 오후 2시까지 교정국에 자진출두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여성 재소자들로만 이뤄진 보안이 가장 느슨한 텍사스주 브라이언 연방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도록 배려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를 가족들이 자주 면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편 홈스의 전 남자친구 발와니는 현재 약 13년 형을 받고 캘리포니아주 샌페드로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