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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약과 전쟁' 이래서 되나...檢 올해 마약 수사관 11명 늘었다

늘어나는 마약사범에 만성 인력 부족 호소하는 검찰
법무부 지난해 마약수사관 39명 증원 요청
행안부는 13명만 증원 반영해

[단독] '마약과 전쟁' 이래서 되나...檢 올해 마약 수사관 11명 늘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실제 검찰 마약 수사인력은 올해 11명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증원 요청이 전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부처별 공무원 정원을 조율해야 하는 '통합활용정원제'도 일부 장애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마약범죄 수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마약수사인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명 증원되고 '통합활용정원제'로 2명 감축

5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마약 수사관 정원은 법무부가 증원을 요구한 39명 중 절반도 채 되지 않는 1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상 다음 연도에 필요한 인력 증원 요구는 전해 상반기 '정기직제'를 통해 이뤄지는데, 법무부가 지난해 상반기 요구한 12명 증원은 단 한 명도 반영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하반기에 '수시직제' 27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13명이 반영됐다. 수시직제는 긴급하게 인력 증원을 요청하면 그 해에 반영되는 인력이다. 이마저도 부처별 공무원 정원의 1%를 매년 감축·재배치하는 '통합활용정원제' 도입에 따라 2명이 감축되면서 실제 정원은 지난해 대비 11명 늘어난 274명에 그쳤다.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 64명의 마약수사관 증원을 요구한 상태다.

정부는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등 일상을 침투한 마약 사건을 계기로 마약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검찰은 마약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최근 축소되거나 폐지됐던 마약 수사 관련 조직을 차례로 복원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마약범죄 대응 역량 회복' 지시에 따라 대검찰청에 마약·조직범죄부가 복원됐고, 부장에 대검 마약과장,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출신 박재억 창원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이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 등 전국 4개 검찰청에는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설치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2021년 사라졌던 다크웹 수사팀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과 인천·부산지검에 각각 다시 복원됐다.

"마약범죄 확산세에 비해 인력 턱없이 부족"

그러나 현장에서는 만성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마약수사관은 압수수색, 피의자 검거 등 현장 업무부터 압수물 분석과 기록 정리까지 마약 수사 전반을 맡는다. 검찰에 배치된 마약수사관 인력은 2017년 255명에서 2018년 261명으로 늘었다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63명으로 제자리걸음 했다. 올해 마약수사관 정원은 지난해 대비 11명 늘어난 274명이지만, 4월 기준 휴직자와 파견인력을 제외한 현원은 270명이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마약수사관 6명 안팎으로 꾸려진 몇 개 팀이 돌아가며 '현장 업무 후 내근'을 쉴 틈 없이 반복한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마약이 들어오면 주말에도 현장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휴지기 없이 압수수색·검거 후 조사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에서 송치한 사건을 처리하는 것도 만만찮다고 한다. 구속상태로 송치되는 경우 수사 기간도 넉넉치 않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마약 직접 수사 범위가 좁아지면서 사기가 떨어지는 등 침체된 분위기가 있었다"며 "마약범죄 확산세에 비춰보면 마약수사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