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中정부, 우한연구소 코로나 유출 가능성 조사"

前 방역당국 수장 통해 알려져
'정식으로 조사했다'는 첫 증언
"아무것도 배제 말아야" 지적

중국 정부가 지난 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놓고 미국이 제기한 정부 연구소 유출설을 공식적으로 조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유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바이러스 대응을 주도했던 가오푸 전 CDC 주임은 5월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4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오푸는 과거 약 4년 동안 중국 CDC를 이끌며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었으며 지난해 7월 퇴임 이후 국립자연과학기금위원회(NSFC) 부회장을 맡고 있다.

가오푸는 과거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를 대상으로 일종의 정식 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뭔가 조직했다"고 말했지만 CDC가 관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오푸는 다른 정부 기관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정식으로 조사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렇다. 전문가들이 이중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연구소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들었다"며 "모든 규정을 지켰다는 것이 결론인 것 같다"고 말했다.

BBC는 이번 발언이 우한연구소에서 일종의 공식 조사가 이뤄졌다는 첫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가오푸는 동시에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 "늘 무엇이든 의심할 수 있다. 그게 과학이다. 아무것도 배제하지 말아라"라고 지적했다.

과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퍼진 것이 아니라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0년 2월과 7월에 바이러스의 기원 조사팀을 중국에 파견했으나 베이징에만 머물렀고 2021년 1월에나 우한에 조사팀을 보낼 수 있었다. WHO는 1개월 동안 조사 이후 바이러스가 동물에 의해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WHO의 조사와 별개로 2021년 초에 미 정보 기관들에게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미 의회는 지난 3월 표결에서 바이든 정부를 상대로 조사 결과를 90일 이내에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지난 2월 28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