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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별 제휴 금융사 달라… "원스톱 맞나" 효용감 '뚝' [온라인 대환대출 개시 첫날]

7개 플랫폼에 53개 금융사 참여
하나銀 대출비교 플랫폼 4곳 입점
대부분 은행권 소극적 행보 보여
한번에 상품 비교·환승 어려워

'빅테크 종속'을 우려하며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은행권이 금융당국 압박에 대출비교 플랫폼 입점에 나서긴 했으나 대다수 시중은행이 미온적 태도를 보여 '대출 갈아타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이 7개 대출비교 플랫폼 중 1~2곳에만 입점해 대형 은행의 여러 대출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갈아타기는 어렵게 됐다.

■하나은행, 7개 대출비교 플랫폼 중 '4곳' 입점…시중은행 중 최다

5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 첫날에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중 가장 많은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핀다 등 이날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한 7개 플랫폼 중 4곳에 입점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각 2곳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단 1곳의 플랫폼에만 입점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이 타행 대비 낮은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용대출 금리가 정점에 달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나은행은 6개월간 평균 신용점수와 서민금융을 제외한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 수준이 5대 시중은행 중 최저 1~2위를 유지해왔다.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차주의 대부분이 이미 최저금리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시중은행의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고객은 지난해 말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했던 차주로 추측된다. 이에 타행 대비 금리가 낮고 접근성이 좋은 하나은행이 최대한 많은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하면 차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대형 은행, 소극적인 입점 행보에 "갈아타기 어려워"

문제는 대부분의 은행이 눈치싸움에 나서며 소극적인 입점 행보를 보인 탓에 소비자들이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타행의 대출로 갈아타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대출 갈아타기는 카카오페이 등 대출비교 플랫폼 앱과 국민은행 등 주요 금융사 앱에서 가능하다. 이때 대출비교 플랫폼에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제휴한 금융회사의 대출을 한눈에 확인해 타행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반면 주요 금융사 앱에서는 해당 은행의 신규 대출상품으로만 대환할 수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상품을 한번에 비교하고 갈아타기 위해서는 카카오페이 앱을 이용해야만 한다. 토스, 네이버페이, 핀다 등의 대출비교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은 5대 시중은행 중 1~2곳의 대출상품만 비교 후 대환할 수 있고 뱅크샐러드, 웰컴저축은행 등 타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에서는 아예 5대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비교 플랫폼의 인지도 등을 고려해서 각 금융사가 처음으로 입점할 플랫폼을 정했고, 현재 여러 대출비교 플랫폼과 제휴 논의 중"이라며 "다만 다음달 중으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은행도 있어 카카오페이를 제외하고 모든 시중은행이 한 플랫폼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대출비교 플랫폼 입점 여부를 금융사 자율에 맡겼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입점 여부는 금융사와 그 플랫폼의 신뢰도·평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플랫폼에 모든 시중은행이 입점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