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2대 주주에 올라선 기획재정부
최대 60% 상속세율 경영승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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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2월 별세한 넥슨 창업자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이 물려받은 지분의 상당수를 정부에 물납했다.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상속세 비율이 지나치게 과대해 기업 승계에 부담으로 작용, 경영 안정의 위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넥슨 2대주주는 정부.. 유족 지분은 98.64%→69.34%로 줄어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NXC 전체 지분의 29.3%에 해당하는 85만2190주를 보유해 2대 주주가 됐다. 김 창업자의 유족들이 물려받은 지분의 일부를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했기 때문이다. 물납으로 인해 김 창업자의 배우자 유정현 이사와 두 자녀 등 유족이 보유한 지분은 98.64%에서 69.34%로 줄었다.
이처럼 막대한 액수의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상속세때문에 지분 포기
삼성, LG 등 대기업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은 2021년부터 5년간 6회에 걸친 연부연납으로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 중이다.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지난 2월 보유 중인 삼성SDS 주식 전량을 매도한 바 있다. 처분 목적은 상속세 납부용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70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오너 일가도 지난달 사모펀드에 보유 지분을 넘겼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 3000억원은 상속세 재원 마련 용도다. 2020년 임 회장 타계 후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는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고 임 회장의 아내인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장남 임종윤 사장, 차남 임종훈 사장 등 오너 일가는 한미사이언스 지분(34.29%) 일부를 분할 상속했다. 송 회장의 상속세는 약 2000억원, 3남매의 상속세는 각각 1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11.8% 지분 매각은 5400억원 상속세 중 잔여 완납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친 상속세율에.. "세금 무서워 기업 물려주겠나"
이처럼 한국의 상속세율이 지나치게 커 기업 승계에 부담이 되므로 관련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상속세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피상속인의 유산 자체를 대상으로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를 상속인 개개인이 물려받은 재산만큼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속세 실효세율. 뉴스1
전문가 사이에서는 상속세율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경제학회가 지난해 9~10월 경제학자 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속·증여 세금을 폐지하고, 자산 처분 시 양도소득세로 부과하는 방안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1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0.7%)이 프랑스, 독일과 함께 공동 1위로 과중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에 '징벌적 상속세'로 작용하지 않도록 세율을 인하하고, 추후 기업 승계에 한정해 상속 자산을 처분할 때 세금을 물리는 방식의 자본이득과세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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