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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AM 장거리 요격시험 성공..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청신호'

北 탄도미사일 모사 표적탄
탐지·추적, 목표고도서 요격

지난달 31일 북한이 정찰위성 명목으로 발사한 우주발사체가 엔진 결함 등으로 실패해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가운데 우리 군당국이 먼 곳에서 고각도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네 번째 시험발사에서도 성공했다.

북한이 우주발사체 도발을 예고한 날 직전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요격미사일 시험에 보란듯이 성공함으로써 남북한 간 미사일 기술 수준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아주 좋은 예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L-SAM 종합 유도 비행시험' 전체 과정을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했는데 북한 탄도미사일을 모사한 표적탄을 탐지·추적하고, 목표고도에서 실제 요격하는 실전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고도 50~60㎞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하는 '시커'(정밀추적기)와 탄도미사일에 부딪혀 파괴하는 직격비행체(KV·Kill Vehicle)는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비슷한 성능을 가진 요격미사일 기술 개발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L-SAM은 추가 신뢰성 검증 등 올해까지 시험평가를 종료하고 내년까지 체계 개발 완료 후 오는 2025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향후 L-SAM은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개발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하여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후반경 군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고도 50~60㎞에 도달할 때 정밀하게 타격해 요격하는 것으로, 만일 1차 요격에 실패할 경우 고도 40㎞ 안팎에서 패트리엇(PAC-2/PAC-3) 및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한다.

이는 지난달 25일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한국형 3축체계 능력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한 L-SAM의 네번째 요격시험까지 성공하면서 북한의 기술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국방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착실하게 우리 군의 한반도 전력화 수준을 상향시키고 있다는 관측이다.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L-SAM은 다층 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이라며 "사드(THAAD)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앞으로 L-SAM 개량형(Ⅱ)까지 개발하면 미국 수준 못지않은 방어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L-SAM 개발은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능력이 높은 고도까지 확장된다는 의미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L-SAM-Ⅱ, M-SAM 블록-Ⅲ 개발도 조기에 착수하여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직·수평적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신속히 구축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차 발사에 실패한 사실상의 탄도미사일 2차 실험을 거듭 주장하면서 북핵 압박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그 앞잡이들과는 대화할 내용도 없고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과의 대결의 장기성을 잘 알고 있다. 예상되는 위협과 도전들을 의식하고 포괄적인 방면에서 전쟁억제력 제고에 모든 것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가 지속적으로 북핵 대화 테이블의 복귀를 촉구하는 와중에도 지속적인 추가 도발을 예고함으로써 북·미 대화 성사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발사실패로 인한 내부동요를 막고 추가 도발의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벌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