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공간에 부적절 행위 없었다" 해명
야당 "공저 내부 세상에 공개된 것 자체가 문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뉴스1
【도쿄=김경민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아들이 총리 공저(공관)를 사적 용도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시다 총리도 공저에서 친척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사실이 드러났다. 기시다 측은 공적 공간에서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야당 측은 기밀인 공저 내부 구조가 공개된 점이 큰 문제라며 날을 세웠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주거 공간이지만 총리가 집무를 보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공적인 시설인 공저에서 기시다 총리 가족이 친척과 송년회를 했을 당시 촬영한 사진들이 잇따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공저에서 친척과 송년회를 하고 기념사진을 남겼다는 주간지 '프라이데이' 보도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프라이데이는 친척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에 둘러싸인 기시다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2월 30일 공저에서 열린 송년회에 친척 18명이 모였다"면서 총리 지인의 발언을 인용해 "외부자를 차단한 가족 모임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연말에 친척과 식사를 함께 했다"며 "사적 공간에 친척이 동석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진이 촬영된 곳이 공저의 사적 장소라고 강조하면서 "공적 공간에서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공저 내부의 사적인 주거 공간에서 친척과 함께 식사한 것은 특별히 문제가 없다"며 향후 공저를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는 공저에서 개인적으로 촬영한 사진이 연이어 유출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즈미 대표는 "공저 내의 구조 등이 세계에 알려지고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연말에 친척 10여명을 불러 송년회를 하고 붉은 융단이 깔린 계단에서 신임 각료들과 유사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은 장남 기시다 쇼타로를 총리 정무비서관직에서 해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9일 "(쇼타로가) 공적 입장에 있는 정무비서관으로서 부적절했다"며 "명백히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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