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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스 미 CIA 국장, 지난달 방중...양국 관계개선 물밑 교섭

[파이낸셜뉴스]
번스 미 CIA 국장, 지난달 방중...양국 관계개선 물밑 교섭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은밀히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개선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번스 국장이 2월 2일 워싱턴 조지타운 호텔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은밀히 중국을 방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3년 만의 최고위급 인사 방중이다.

중국 때리기가 지속되면서 중국과 미국간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T는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외교관 출신인 번스 국장이 미묘한 해외 업무를 잘 처리해 이같은 임무를 자주 맡아왔다면서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번스의 방중은 외교임무가 아니었다면서 그저 정보 관계자들만 접촉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은 채 중국과 관계가 곧 '해빙'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 전 번스가 중국을 방문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번스 국장이 베이징을 방문했다"면서 "그곳에서 중국 측 인사들을 만나 정보채널의 통신망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중국과 접촉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번스가 중국을 다녀간 지난달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중 외교 책임자인 왕이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났던 때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백악관은 양자 회담이 끝날 때까지 회동 사실을 함구한 바 있다.

번스의 방중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2021년 7월 톈진을 방문한 이후 미 각료 방문으로는 최고위급 방문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번스에게 국내외의 미묘한 문제들을 자주 맡겨왔다.

2021년 11월에는 번스를 러시아에 보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해에는 번스를 의회에 보내 당시 하원의장이던 낸시 펠로시(민주·캘로포니아) 의원에게 대만 방문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백악관이 지난 2월 정찰풍선 문제로 앤터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 철회 뒤 중국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엔 번스를 중국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독일마셜기금의 중국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는 "번스는 노련한 외교관이자 고위 정보 책임자"라면서 "그는 (중국과) 결속을 안정화해 관계 (정상화) 기초를 닦아야 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가능케하는 대화의 독보적인 적임자"라고 말했다.

백악관 중국 담당 책임자였던 폴 핸리는 번스가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존경을 받는 인물인 데다, 중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면서 그를 중국에 보낸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카네기재단 산하의 중국 싱크탱크 책임자인 핸리는 중국 관리들은 번스를 신뢰할 수 있는 대화상대로 알고 있다면서 물밑에서 그와 교섭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대중 관계 개선 노력은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만 문제로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해 곳곳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국제 공급망 재편에서 중국을 배제하려 하면서 중국의 심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다시 방중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를 계속 거부하고 있고, 리샹푸 중국 국방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동을 거부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