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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팬이세요? 비공개 카톡해요"..유명 뮤지컬 배우 사칭 4억 넘게 뜯겼다

"제 팬이세요? 비공개 카톡해요"..유명 뮤지컬 배우 사칭 4억 넘게 뜯겼다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페이스북 팬 페이지 캡처.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명 뮤지컬 배우를 사칭한 SNS 계정에 수억원을 뜯긴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경찰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마이클 리를 사칭한 페이스북 계정에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달 31일 경찰에 제출했다.

A씨는 “가짜 계정이 친구 신청을 해왔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계좌가 동결돼 돈이 필요하다’ ‘계좌가 풀리면 돈을 돌려주겠다’며 나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총 3차례에 걸쳐 보낸 돈은 1억9000만원에 달한다.

마이클 리 사진을 프로필로 등록한 사칭범은 “내 페이스북 팬 추천 목록에서 프로필을 보고 추가했다” “내 영화와 노래의 팬이냐” 등의 말로 접근했다.

이어 “저와의 비공개 카톡으로 초대한다”는 말로 개인적인 연락을 유도했다. 이후 그는 가정사를 털어놓는 식으로 친밀감을 쌓은 뒤,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임을 주장하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3회에 걸쳐 사칭범에게 1억9000만원가량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MBC에 따르면 마이클 리의 60대 여성 팬 김모씨도 십여 차례에 걸쳐 4억5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좋아하는 배우를 돕겠다는 의지로 돈을 보냈지만 소속사의 공지를 보고서야 사기였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 경찰은 피해 금액이 송금된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또 이들 외에 유사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을 추가 확인해 조사하고 있다.


"제 팬이세요? 비공개 카톡해요"..유명 뮤지컬 배우 사칭 4억 넘게 뜯겼다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fnDB

마이클 리 소속사는 지난 1일 SNS 팬 페이지를 통해 “최근 마이클 리를 사칭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 등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 행해지고 있다”며 “마이클 리는 개별적으로 DM을 보내지 않고 금전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런 행위는 모두 사기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재미교포인 마이클 리는 1994년 미국에서 ‘미스 사이공’ 투이 역으로 데뷔한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2006년 국내 무대에도 진출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예수 역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스타 뮤지컬 배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