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라운드테이블…국립동방대서 '한·우즈벡 관계' 특강
한·우즈벡 외교장관회담 "텅스텐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외교부 "우즈벡 의료복합단지 건설 등 사업도 긴밀히 협력"
"경제안보 네트워크 강화"…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 당부도
[파이낸셜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 외교부 산하 교육기관인 타슈켄트 소재 세계경제외교대학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한반도 정세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4일 외교부는 우즈베키스탄을 공식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현지 학자들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양국관계 미래에 대한 특강을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 라운드테이블…국립동방대서 '한·우즈벡 관계' 특강, 북한 '담대한 선택' 통해 돌파구 찾아야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북한 주민들은 민생 경제 악화에 처해 있다고 개탄하고, 북한은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호응하는 '담대한 선택'을 통해 미래를 위한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날 우즈베키스탄 외교부 산하 교육기관인 타슈켄트 소재 세계경제외교대학에서 주요 학계·싱크탱크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우즈베키스탄 한반도 정세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라운드테이블에는 소딕 사파예프 우즈베키스탄 세계경제외교대학 총장 겸 상원 제1부의장을 비롯해 현지 학계 및 싱크탱크 전문가 16명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을 제안한 국가로서 우즈베키스탄이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 외교장관 최초로 세계경제외교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수여식 직후 양국의 외교관 양성 기관인 국립외교원과 우즈베키스탄 외교아카데미의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공식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박물관 방문 중에 우즈베키스탄 압둘라 아시포프 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외교부 제공
■우즈벡과 광물·인프라·플랜트 넘어→ 디지털·보건·신재생에너지 등 교류협력 확대
또 같은 날 중앙아시아 내 유일한 동양학 관련 고등교육기관인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교에서 학생 및 교수진 30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하고 한·우즈베키스탄 양국이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중앙아의 인구 및 자원 대국이자, 유라시아의 관문인 우즈베키스탄과의 협력을 광물·인프라·플랜트는 물론 디지털·보건·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일에는 실크로드 중심에 위치해 다양한 문화가 교차했던 도시인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박물관을 찾아 아리포프 압둘라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났다.
아프로시압 박물관은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려진 궁전벽화를 소장하는 것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 정부는 사마르칸트 지역 발굴조사 및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화유산 보전·관리 등을 지원해 왔다. 박 장관은 사마르칸트 코이카(KOICA) 직업훈련원도 찾아 산업기술을 연마 중인 훈련생들을 격려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바흐티요르 사이도프 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이 지난 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외교장관 만나 우즈벡 에너지·자원 + 한국ICT 등 첨단기술 결합 강화키로
외교부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 바흐티요르 사이도프 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이 1일(현지시간) 만나 에너지·자원,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원자력발전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 강화해가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에너지·인프라·핵심 원자재 분야에 대한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우즈베키스탄 측에 전달했고, 사이도프 장관은 "관련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가겠다"고 화답했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박 장관은 전날 열린 사이도프 장관과의 한·우즈베키스탄 외교장관회담 및 만찬을 통해 양국 간 주요 현안과 지역정세 및 국제무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장관은 이를 통해 "경제안보가 중요해진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에너지·자원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협력해 몰리브덴·텅스텐 등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해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양국 의료복합단지 건설, 화학 R&D센터 건립 등도 협력 강화... 북 안보리 위반 규탄, 양국간 '기후변화협력협정' 체결
양측은 또 우즈베키스탄의 대규모 의료복합단지 건설, 화학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포함한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해가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지난달 31일 '위성 발사' 시도에 대해 우즈베키스탄 외교부가 이달 1일 "우려"를 표명한 것을 평가했으며, 우리 정부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사이도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을 주도한 국가"라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발사를 규탄하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사이도프 장관은 이날 양국 간 '기후변화협력협정'에도 서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사업 추진 등 양국 간 기후변화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의미 부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우즈벡 대통령 예방, 양국관계 발전, 경제협력 강화 요청... 희소금속 상용화 사업 소재 공급망 강화 기여 기대
같은날 외교부는 박 장관이 1일(현지시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희망한다"며 "우즈베키스탄의 에너지·인프라 등 사업에 한국 기업이 계속 참여해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도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가겠다"고 화답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박 장관은 특히 "희소금속 상용화 사업 등을 통해 에너지·자원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과 첨단 기술력을 지닌 우리나라가 협력해 상호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경제안보 네트워크를 강화해나가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보건·교육·과학기술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도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박 장관도 "해당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지속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새로운 우즈베키스탄 전략' 이행에 적극 기여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현지 고려인 사회 지원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와 협력하기로 했다.
한·우즈베키스탄 희소금속 센터는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희소금속 상용화 사업'을 진행한다.
외교부는 이 사업이 "향후 몰리브덴·텅스텐 등 반도체·전자부품에 활용하는 고부가가치 소재 확보 등 우리나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예방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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