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 참석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6.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4일 국민의힘은 전날 부산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괴담 정치" "당이 폐기 수준"이라며 맹공을 펼쳤다. 여당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아닌 일본의 힘"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 참가해 "정확히 말하면 핵오염수가 아니라 핵물질에 노출된 핵폐기물"이라며 "이걸 처리수라고 하면서 괜찮은 것처럼 말하는 괴담을 퍼뜨리는 자들이 적반하장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이 아름다운 바다에 수백만명의 사람이 찾아와 즐기지만, 세슘이니 무슨 늄이니 희한한 이름도 기억하기 어려운 핵 방사능 물질이 바다에 섞여있다고 하면 대체 누가 바다를 찾겠나"라며 "이 향기 좋은 멍게를 대체 누가 찾고, 김이 오염되면 김밥은 대체 무엇으로 만들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요일에는 재판정을, 토요일에는 길바닥을 다니느라 이 대표가 참 바빠 보인다"며 "민주당이 3주 연속으로 주말마다 길바닥에 나가 선전선동에 힘을 쏟고 있는데, '개딸' 팬덤을 제외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 시민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현 정부를 흔들까?' 하는 당리당략에서 비롯된 선전·선동 의지만 가득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국민이 준 의석수가 부끄럽지 않도록 이성을 되찾고 양식 있는 정당의 모습으로 돌아오라"라고 촉구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청년에 상실감을 안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채용비리 규탄에 앞장서야할 시간 부산 앞바다를 찾아 철지난 반일몰이 선동에 열을 올리며 괴담정치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6.04. 20hwan@newsis.com /사진=뉴시스
이례적으로 주말인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실에는 '괴담·선동=공공의적'이라고 적힌 백드롭(현수막 배경)이 내걸렸다. '적'의 글자색은 민주당 당 색인 푸른색이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표 친일몰이 막장 드라마를 제발 중단하라"며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 국회를 내팽개치고 부산까지 내려가, 고작 한다는 말이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을 국민의힘이 퍼뜨린다'는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런 작자'라며 맹목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저급한 작태"라며 "이런 작자들이 제1야당의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하고 있으니 당을 폐기할 수준에 이른 것"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기저에 깔린 반일 감정으로 또다시 죽창을 들었다. 핵에 대한 공포감으로, 선동과 광기의 괴담으로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다"리며 "대한민국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진짜 이름은 '일본의힘'이냐"고 공세를 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안전성을 무슨근거로 확신하느냐"라며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괴담 운운하며 매도한다"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시찰단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최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다"라며 "그런데 무슨 근거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장담하느냐. 일본 정부의 말은 금과옥조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실 관계까지 호도하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덮으려는 집권 여당의 작태가 한심하다"라며 "국민의힘 눈에는 우리 국민의 우려와 걱정이 괴담에 선동된 모습으로 보이느냐. 국민의힘에 국민은 없고 일본만 있으니 일본의힘이라고 불러야 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또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는 한 마디도 항변 못하는 국민의힘이 국민과 야당을 괴담선동꾼으로 매도하고 있으니 기괴하다"라고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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